▲ '보은취회 12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및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도교중앙총부 ‘보은취회(집회) 12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및 좌담회’ 개최

[천지일보=이길상 객원기자] 천도교중앙총부가 29일 충북 보은문화원에서 ‘동학정신과 보은’이라는 주제로 ‘보은취회(집회) 12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및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보은취회 120주년을 맞이해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동학혁명 120주년을 앞두고 마음을 새롭게 하고자 마련됐다.

박남수 천도교 교령은 김인환 종무원장이 대신 전한 격려사에서 “보은의 동학 계승사업은 민관이 일체가 되고 군민들이 다양한 자율성을 가지고 생명력 있는 동학의 모습으로 가꿔나가는 지역으로서 전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특수성을 더욱 확장함으로써 오늘의 동학 천도교는 새로운 활력과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천도교중앙총부는 동학혁명 120주년 사업의 목표를 ‘동학의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로 선정하고 전국 각지의 동학혁명기념사업 단체들은 물론이고 북측의 천도교와도 연계, 연대하고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와도 관련 사업들을 함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축사에서 “보은에서 취회가 열리고 북실전투가 벌어진 것은 지리적 여건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열렬하게 동학농민혁명군에 참여한 보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깊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보은은 동학의 고장이다.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보은의 정신이 돼야 한다”면서 “국민 누구나 보은은 동학의 땅이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에서 윤석산 한양대 명예교수와 송봉구 영산대 교수가 ‘동학정신의 현현, 보은’과 ‘해월신사 사상과 보은취회’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으며, 박진수 보은신문 기자, 김양식 충북학연구소 소장,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 박길수 (사)동학민족통일회 기획위원장, 보은동학계승사업회 박달한 씨 등이 좌담에 참여했다.

윤석산 교수는 “120년 전 보은은 동학이 지향하는 세계인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이룩하고자 하는 조화와 균형의 정신이 그대로 현현됐던 곳이며, 나아가 우리나라 최초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던 자랑스러운 지역”이라며 “보은 장내리는 모든 인간이 동등하다는 민권사상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지켜야 한다는 자주주의가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자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공론의 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송봉구 교구는 “현재 개인이나 사회적인 상황을 보더라도 쉬운 일은 없다. 이런 현실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살펴보면 역시 근본으로 돌아가는 게 정답인 것 같다”며 “그 정답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바로 해월신사(최시형)가 실행했던 21자 주문을 수련해서 자신의 마음을 한울님 마음처럼 변화시키는 것이 모든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에서 토론자들은 ▲동학 관련 용어 바로잡을 것(‘보은취회-보은집회’, ‘동학혁명-동학농민혁명’) ▲동학사상을 현실 사회에 접목할 수 있는 행사할 것 ▲‘보은-옥천-영동’을 잇는 동학벨트 조성 ▲동학 순례길 조성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 해월신사 동상 세울 것 ▲미래 지향적인 동학 120주년 행사 기획할 것 ▲동학 관련 창작물 만들 것(연극, 무용, 판소리 등)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동학정신을 선양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적인 운동을 본받고자 장내리(충북 보은군 장안면)에 대도소를 복원, 민주광장으로 조성하자고 결의했다.

한편 보은취회는 동학농민혁명 1년 전인 1893년 3월과 4월 동학교도가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 ‘척왜양(斥倭洋)’을 내걸고 개최한 집회다.

보은취회는 매우 질서정연했고, 수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청결을 유지했으며,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은 집회로 오늘날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이었다는 평가다.

 

▲ 보은 동학농민혁명기념탑.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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