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위원이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타당 견제론에 응수하며 향후 정치적 진로 도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정부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른바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여야의 정치적 공세와 견제가 치열한 국정감사에서 후일을 도모하며 각자도생에 나선 형국이다.

여권의 잠재 대권 주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조용한 행보’로 몸을 바짝 낮춘 모양새다.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국정감사에 충실하면서도 민감한 정치적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는 당내 견제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앞서 각종 모임 주도로 독자적 광폭 행보가 두드러지자 친박(친박근혜)과 청와대 일각에선 견제론이 흘러나왔다. 최근 그의 행보는 이런 논란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가기관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불법이나 부정에 의해 선거를 치르려는 생각은 목숨을 내놓더라도 안 하시는 후보였다”며 엄호사격을 하기도 했다. 차기 당권 경쟁자로 떠오른 서청원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후보의 유세 지원에 가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여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기도 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야당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김 지사는 당시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사직 3선 도전과 대권 도전을 놓고 기로에 섰다. 이 때문에 세간의 최대 관심은 3선 도전 여부다. 그의 결정에 따라 여당 내부는 물론 여야 경기지사 후보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김 지사 향후 행보를 둘러싼 질문이 쏟아졌으나 그는 “신중히 생각해 판단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야당은 경기도 재정난과 관련해 김 지사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등 견제에 열을 올렸다.

야권의 대권 주자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존재감의 딜레마에 빠졌다. 자신의 소속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소관 국감에서 그는 정치 공방보다는 정책 질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기초연금을 둘러싼 여야 공방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초선의원과 무소속이란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번 10.30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아 해당 이슈에서도 밀려난 상태다. 공간과미디어연구소 박상헌 소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워낙 진영 싸움을 하니까 존재감이 없을 수밖에 없고 정치적 역량도 아직은 초선의원이다 보니까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우생마사(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를 화두 삼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세력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직 서울시장으로 향후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타당의 맹폭을 받았다.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친 박 시장은 국감 기간 내내 새누리당의 견제에 시달렸다. 유등축제 모방 논란, 구룡마을 개발 문제 등으로 공세를 받았다.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기피 의혹이 재등장하기도 했다. 보건복지위 국감에선 박 시장의 무상보육 채권 발행이 도마에 올랐다. 이런 공세 속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현재는 민주당이 인기가 없지만, 이미 입당해서 당원으로 돼 있는 마당에 탈당해서 다른 신분으로 나가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다”며 안 의원 측의 합류 제안에 선을 그었다. 따라서 향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후보 측이 후보를 낼 경우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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