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청와대 사죄해야 마땅하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통해 “청와대가 다른 정당의 대표를 총리에 기용할 생각이 있다면 먼저 연정구성을 제의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면서 “국회 유일의 제 3교섭단체가 붕괴된 사실에 대해 국회운영을 지켜보는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제 한나라당과 민주당 두 교섭 단체가 제 3교섭단체의 견제 없이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 낮에는 싸우고 밤에는 마음 놓고 나눠 먹을 판”이라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집권 한나라당이 원내과반의석을 훨씬 넘긴 상황에서 굳이 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텐데, 청와대가 무슨 이유로 다른 당 대표의 총리기용을 구상하고 이를 언론에 흘렸는지 속사정을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꼭 그의 총리기용이 필요했다면 마땅히 연정제의를 선행하는 것이 정치의 상식이자 상대 당에 대한 도리인데 청와대는 이 상식을 뒤엎고 도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 정치의 핵인 청와대는 정치의 상식과 도리를 몰랐다는 변명은 통할 수 없다”면서 “깊은 성찰과 반성을 하고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과 국민께 사죄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청와대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나서길 바란다”면서 “국민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존경이 떠난다면 청와대가 무슨 수로 대통령의 성공을 뒷받침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