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병행 주장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 회담 결렬’ 이후 민주당이 전면적인 장외투쟁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장외투쟁을 접고 원내로 회군할 수 있는 명분으로 거론됐던 회담이 결렬되면서 민주당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3자 회담 결렬 이후 정국은 그야말로 대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장외투쟁을 이어갈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당내에선 전면적인 장외투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강경론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김한길 대표는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천막당사를 지켰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합동차례는 지낸 자리에서 “많은 의원이 천막을 비울 수 없다고 해 이렇게 천막에서 차례상을 차리고 추석을 맞게 됐다”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의 회복과 민생을 살리는 일에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매진하겠다”면서 장외투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대통령이 야당과 소통하지 않는 ‘불통’ 이미지라는 점을 극대화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겨냥해 비난의 수위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특히 향후 장외투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단식농성과 전국순회 투쟁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이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그렇다고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기국회를 맞은 상황인 만큼 원내 중심의 투쟁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정감사를 포함한 내년 예산안 처리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외투쟁의 장기화는 민주당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외투쟁의 동력을 살리기 쉽지 않은 데다, 국민적 비난 여론을 의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기국회에서 민생현안을 처리하지 않고 장외투쟁에만 몰두할 경우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투쟁의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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