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에 변동성 촉발… 기준금리 5% 이상 확률 90%
“현실 경제에 금리 인상 효과까지 시차 발생 감안해야”

[천지일보=방은 기자] 향후 미국 경제를 ‘연착륙(소프트랜딩)’과 ‘경착륙(하드랜딩)’ 사이로 예측했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최근 제3의 시나리오 ‘무착륙(노랜딩)’이 등장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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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비농업 일자리는 시장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상회했고,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50년 만에 최저치 실업률은 단기 경기 침체를 불식시키고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정책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지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식당에 부착된 구인공고 (출처: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속하게 올리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은 큰 경제적 타격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는 ‘하드랜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노랜딩’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랜딩’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추세를 상회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둔화되지 않아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많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뿐만 아니라 더 오랫동안 인상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아폴로 매니지먼트(Apollo Management)의 토르스텐 슬록은 보고서에서 “‘노랜딩’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되살리기 때문에 2022년에 보았던 불안정한 시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속도로 기준금리를 상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확산한 배경은 당초 예상과 다른 각종 경제 통계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1월 고용지표가 폭발적이어서 ‘노랜딩’ 시나리오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실업률 54년 만의 최저치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 7000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상회했고,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50년 만에 최저치인 실업률은 단기 경기 침체를 불식시키고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도 불러오고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더 인상하고 긴축정책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지표가 된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마크 지안노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축정책으로 고용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기존 통계와는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안노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통계를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당초 예상보다 노동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월 미국 제조업 분야의 평균 주당 가동시간은 1.2% 상승하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노동자 입장으로 보면 임금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늘면서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됐다. 미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 1년간 8.5% 늘었고, 1월에는 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울러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 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경기 흐름이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2% 선으로 떨어지는 경기 연착륙 상황은 도래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며 ‘‘노랜딩’ 시나리오는 명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연착륙과 가장 유사하다”고 전망했다. WSJ도 ‘노랜딩’ 시나리오는 아직 소수설이라고 지적하며 더 많은 전문가가 경기 침체나 소강을 예측하고 있다는데 무게를 뒀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이 현실 경제에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견해다. 실제로 2006년 실행한 금리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1년 반이나 걸렸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상황을 감안해 연준이 긴축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금리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을 90%로 보고 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차칙은 “기업의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올해 중반부터 경기 소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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