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디자인 경영철학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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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민 전 롯데지주 디자인경영센터장. (제공: 카이스트)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진두지휘했던 배상민 교수가 롯데를 떠났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배상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1월 말 롯데지주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에서 사임했다.

지난 2021년 9월 롯데그룹이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해 배 교수를 초대 수장으로 영입한 지 1년 5개월여만으로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 교수는 27살이던 1998년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동양인 최초로 모교 교수가 됐다. 2005년부터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나눔’을 핵심으로 한 디자인으로 레드닷(독일), iF(독일), IDEA(미국), 굿 디자인(일본) 등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50차례 이상 수상한 디자인 전문가다.

특히 디자인경영센터 설립과 배 교수 영입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디자인 경영을 주도할 인물로 배 교수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 역시 SNS를 통해 신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롯데는 배 교수 영입 후 카이스트에 140억원을 출연해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KAIST 교수 출신인 배 교수가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는 롯데의 디자인 혁신과 경영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룹사 디자인 역량 강화에도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취임 후 센터 인력을 충원하고 세븐일레븐, 엔제리너스 등의 디자인 혁신을 준비하는 등 그룹 전반의 디자인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디자인경영센터는 5개 팀 30여명으로 구성해 그룹의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계열사의 디자인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롯데GRS와 롯데리아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기 위한 BI 변경 작업,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 재개발과 같은 중장기 프로젝트 등을 추진 중이다. 배 교수는 이런 작업의 밑그림을 그린 뒤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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