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행정지원 개선 마련
상징성 있는 건축물 지원 내용
초기 단계서 기획 디자인 공모
공청회 등 통해 시민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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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기자설명회애서 발표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송연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의 디자인 혁신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첫 대상지로 노들섬을 선정했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예술섬의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노들섬 동·서측을 연결하면서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를 신설한다.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한 수상 예술 무대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오 시장이 발표한 디자인 혁신방안은 불합리한 규제개혁과 행정지원 등 개선 방향을 마련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특색있고 상징성 있는 건축물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비롯한 세계 주요 도시들은 혁신적 디자인 건축물을 지역 명소화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가치 향상, 시민 여가 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그동안 높이, 건폐율, 용적률 제한 등 규제와 복잡한 심의과정으로 인해 혁신 디자인 건축물 건립이 저해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옛모습을 살려내는 대신 현대적이고 새로운 도시계획을 선택해 해마다 독특한 건물이 탄생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개발계획 수립단계부터 공공이 먼저 용도·규모·공사비 등을 확정하지 않고 민관협력을 통해 자유로운 디자인과 규모, 공사비 제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는 연 10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관광 수입으로 연 8000억원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그동안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만들었던 제도와 행정절차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혁신적 건축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분야의 혁신 디자인 확산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창의적 설계 유도, 유연한 제도 운용, 신속 행정 등 ‘3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시행한다.

◆사전공모 도입 통한 창의적 설계

예술성과 상징성이 필요한 공공건축물의 경우 사전공모를 도입해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 방식의 디자인 우선 행정 시스템을 구축해 창의적 설계를 유도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획 디자인 공모를 실시해 창의적인 디자인과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정한 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적정 공사비를 책정해 실행력을 확실하게 담보한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표준화된 공사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혁신적인 건축설계안을 위한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해도 사전에 책정된 공사비의 한계로 특수공법을 도입하거나 비정형의 건축물을 건립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같은 비정형 건축물처럼 특수공법이 필요한 경우 설계비와 공사비를 현실화한다.

민간의 경우는 혁신 건축 디자인 제안(공모)을 통해 통합선정위원회(가칭)에서 사업 필요성, 디자인 적정성,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사업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높이(층수), 용도 등 규제 완화와 법정 용적률 120%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통합선정위원회는 대상 지역의 선정과 사업 관련 자문, 부서 간 업무 조정 등을 통해 사업이 기획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 공공, 민간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루시는 건축가의 위상 강화와 건축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서울시 건축상 내실화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등을 통해 건축문화 저변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건축상을 프리츠커상에 버금가도록 위상을 높이고 건축상 심사위원들도 세계적 건축가 및 전문가로 구성해 평가의 공정성과 심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또한 수상자에게는 설계공모전 참여 시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해 별도로 우대할 예정이다.

◆비욘드조닝 세부 운용기준 마련

서울시는 유연한 제도운영을 위해 서울형 용도지역제 도입,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불필요한 규제 없애기 등을 시도한다.

작년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통해 제시한 서울형 용도지역제인 비욘드조닝(Beyond zoning)의 세부 운용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용도지역의 경계를 허문 비욘드조닝 개념을 적용해 다용도 복합개발을 허용해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형 공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도시계획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도시·건축 규제 완화, 용도 복합화 등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 용도지역제 도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초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물 건물이 목적인 특별건축구역은 도입 취지와 달리 창의적 설계안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하기보다는 아파트 일조권 등 규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기존 방식이었던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한다.

혁신 디자인의 경우 높이, 건폐율 등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 그동안 각종 규제로 추진이 어려웠던 다양하고 개성 있는 건축물 건립을 유도한다.

또한 법정 용적률의 최대 120% 완화를 통해 혁신 디자인으로 인한 설계비와 공사비 상승분을 일정 부분 상쇄시켜주고 대신 녹지공간, 공유공간 조성 등 공공기여와 통경축,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 등 디자인과 공공성을 종합 고려해 용적률 완화량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없애나갈 예정이다. 일명 ‘서랍 속 규제’라고 하는 전문가와 담당도 잘 모르는 지침, 불필요하거나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정과 방침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통합심의 실시해 디자인 우선시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이 마련됐더라도 각종 심의를 거치면서 위원회 간의 의견 차이로 설계안이 의도와 다르게 변경·왜곡되거나 사업추진이 늦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시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 통합심의로 실시해 디자인이 우선시되는 시스템을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통합심의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관된 정책 시행이 가능하고 그에 따라 사업추진 중 혼선 방지, 사업 시행 기간 단축과 혁신 디자인이 사업 준공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거 분야에서도 디자인 혁신을 추진한다. 먼저 초고층 아파트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이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등 도시경관 향상과 공공공간 제공 등 공공성을 확보한다.

또한 아파트 저층부, 입면 특화, 한강변 및 수변 아파트 단지 계획 등 우수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다채롭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공동주택을 만든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마련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노들섬에 첫 적용한다. 그 시작으로 노들섬의 창의적·혁신적 디자인 구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획 디자인 공모를 실시한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내·외 건축가를 초청해 지명공모 방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까지 진행 중이다. 현재 모든 참여자가 노들섬 및 한강 일대 답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제안된 디자인안은 작품전시와 포럼, 공청회 등을 통해 계획수립 전 시민들과 사업 취지와 방향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소통·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최적의 계획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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