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규모 7.8도 지진에 여진
겨울폭풍 눈‧비‧바람 악천후까지
국제사회 도움요청 ‘레벨4’ 경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00년 만의 최악의 지진으로 평가되는 규모 7.8~7.9의 강진이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해 사망자가 최대 1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예측됐다.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데다 강도 높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사망 및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CNN·BBC 방송 등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규모 7.8~7.9의 대지진이 이날 새벽 튀르키예 중부 가지안테프 주 누르다기에서 동쪽으로 23㎞(14.2마일) 떨어진 곳에서 24.1㎞(14.9마일) 깊이를 강타했다. 미국 지질 조사국(USGS)은 규모 7.8로 집계했고, 로이터 통신은 규모 7.9로 보도했다. 대지진 후 지역 전체에서 규모 6.7의 여진이 여러 차례 감지됐다. 가지안테프에서 규모 6.7의 지진이 있었고 도시의 누르다그 지역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 재난 비상관리청(AFAD)은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카라만마라슈와 가지안테프 시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7.4로 집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수가 최대 1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USGS는 1000~1만명 사이에 도달할 확률이 47%인 반면, 100~1000명 사이에 도달할 확률은 27%, 1만~10만명 사이에 도달할 확률은 20%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6일 오후 5시 30분 기준(한국시간) 640명 사망, 로이터 통신은 최소 500명 사망이라고 보도했다. CNN도 최소 500명 사망에 3천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타전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이날 시리아 보건부의 오전 발표 기준 알레포, 라타키아, 하마, 타르투스 등 시리아 지역에서 최소 111명이 숨지고 51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진원지에서 350㎞ 떨어진 튀르키예 디야르바키르의 목격자는 진동이 약 1분 동안 지속되는 동안 창문이 산산조각 났고, 최소 17개의 건물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당국은 산리우르파에서 16개의 구조물, 오스마니예에서 34개의 구조물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지진은 키프로스와 레바논, 이스라엘 등에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 재난당국은 이날 당국이 구조대와 항공기를 카라만마라시 주변 지역으로 급파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레벨 4’ 경보를 선포했다. 약 1천명의 수색 및 구조 자원봉사자들이 즉각 이스탄불에서 지진 지역으로 배치됐다.
알리 예를리카야 이스탄불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80명의 AFAD(긴급재난기관) 공무원, 27개의 공인 지방자치단체 및 NGO, 968명의 수색 및 구조 자원봉사자, 4마리의 K9견, 2대의 트럭 및 구호 물자가 지진 피해 지역으로 보내졌다”고 알렸다.
지진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튀르키예 지역에는 현재 겨울 폭풍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영 텔레비전은 폭우와 진눈깨비 속에서 생존자를 찾는 구조팀의 모습을 보도했다. 보건 당국은 시민들에게 부상자를 응급실로 데려가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지진 지역 날씨는 겨울 폭풍으로 눈이 쌓인 상황에서 폭우‧눈 등이 내리면서 도로가 결빙하는 등 구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CNN 기상학자 카렌 마기니스는 겨울 폭풍이 이번 재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한파에 비가 내려 도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음식, 생계, 자녀 돌봄, 가족 돌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물이나 이 지역에서 자라는 모든 것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파장은 광범위하며 이 지역에 몇 주, 몇 달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지도자들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치명적인 지진 소식에 애도와 지지를 표하는 메시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에 튀르키예 국민과 함께 서 있다”면서 “우리는 재난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항상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 우리의 마음은 이 고통스러운 순간에 슬퍼하는 가족과 튀르키예 국민과 함께 있다”고 썼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듣고 마음이 괴롭다”고 심경을 표하며 “인도는 튀르키예 국민과 연대하며 이 비극에 대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심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튀르키예 관리들과 연락을 취해 우리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었음을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튀르키예와 협력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주재 미국 외교사절단도 트위터를 통해 “지진으로 인한 비극적인 사상자와 막대한 피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