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주호덕 부동산금융자산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정책이나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를 지속할 경우 건설·주택·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이 침체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이를 중단할 때는 결국 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주호덕 교수. ⓒ천지일보 2023.02.07

주호덕 부동산금융자산학과 교수

연준 금리↑, 국내시장 긴장

“집값 줄지만 피해도 명확”

 

월세화 가속 현상 관련해

“일시적인 현상, 수요확실

금리 인하 시 다시 늘 것”

 

“기형적 집값, 경제에 악영향

결혼·출산 위해서라도 풀어야”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시장이 아사 직전까지 갈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경제 전반에 융통되는 자금의 양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를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주호덕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금융자산학과 특임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7일 밝혔다. 주호덕 교수는 20대부터 수도권에서 부동산 개발과 분양 등에 30여년을 몸담은 베테랑으로 현재는 부동산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3.50%로 올린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4.50~4.75%다.

주호덕 교수는 ‘한국은행의 고금리 기조’를 두고 “연준의 고금리 여파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호덕 교수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금리 정책이나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를 지속할 경우 건설·주택·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이 침체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이를 중단할 때는 결국 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image
한미 기준금리 추이. (출처: 연합뉴스)

◆‘양날검’ 고금리… “정부, 절충점 찾을 것”

주호덕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집값이 안정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현재처럼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주택가격이 하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호덕 교수는 “통상 고금리는 부동산 투자수요를 위축시키고, 저금리는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금리인상으로 현재는 시장의 투자 수요가 거의 메마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호덕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주택가격은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산업 전반에 투자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장기간 고금리로 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금리 상승을 멈추면 투자 수요가 살아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금 융통이 늘어남에 따라 경제 전반에 활력이 돌기 때문에 정부가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게 주호덕 교수의 견해다. 

주호덕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0%에 가까운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이 폭등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문 정부의 부동산 실패 원인은 금리 정책과 함께 과도한 규제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호덕 교수는 “문 정부 집권 초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오판으로 규제를 통한 수요억제정책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주호덕 교수는 “각종 규제로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 정책이 남발됐다”면서 “이는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웠고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폭발력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주호덕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 기조’와 관련해 “고금리로 인한 거래절벽과 공황상태로 접어드는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고금리 기조가 강한 만큼 시장의 관망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주호덕 교수는 ‘고금리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과 관련해 “전세제도 존폐 문제는 과거에도 수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은 주호덕 교수. ⓒ천지일보 2023.02.07

◆“이해관계 맞는 한 전세 청신호”

주호덕 교수는 ‘고금리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과 관련해 “전세제도 존폐 문제는 과거에도 수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호덕 교수는 “임대인은 매매가의 70%의 전세보증금을 투자에 활용할 수 있고, 임차인은 퇴거 시 보증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전세제도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가 갖는 이점이 많고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사라지긴 어렵다는 게 주 교수의 견해다.

주호덕 교수는 ‘전세의 월세화 가속 현상’과 관련해 “고금리로 인해 월세의 이점이 커진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고금리가 끝나고 전세대출 금리가 월세보다 저렴해지면 결국 전세수요도 늘어난다”며 “장기적으로는 전세보다는 적은 보증금에 월세를 일부 내는 ‘반전세’의 형태가 일반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덕 교수는 “‘빌라왕 사태’ 이후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주 월세를 내는 ‘주월세’의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매주 월세를 내는 게 번거롭더라도 목돈을 뜯기는 것보다 낫다는 인식 때문에 주월세도 등장하고 있지만 세입자 보호 대책이 제대로 나온다면 곧 사라질 현상”이라고 말했다. 주호덕 교수는 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발생 시 세입자의 전세자금을 1순위로 변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image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기형적 집값, 국가경쟁력 장애 요소”

주호덕 교수는 국내 아파트 가격을 두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기형적으로 비싸다”며 “국가경쟁력에 장애가 될 수 있어 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덕 교수는 “인간의 기본 욕구 의식주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 문제가 해결돼야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문제도 순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 문제는 단순히 부동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청년세대의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막는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 주 교수의 의견이다. 주 교수는 국내의 비정상적인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주도적으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덕 교수는 “청년세대가 미래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이들을 위해선 청년 층이 주택 걱정없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2030을 중심으로 ‘영끌족’ ‘빚투족’이 더는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집을 사려는 2030세대’에게 “현금으로 집을 사려는 게 아니라면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적어도 3.5% 이하로 떨어져야 이자부담이 일상에 큰 무리를 주지 않고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주호덕 #금리 #부동산 #분석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