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정치학 박사ㆍ고려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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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가 점입가경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 FC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각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며 자신의 지방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주고 이익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토착 비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을 상대로 불법 자금을 송금했다는 불법 대북 송금 혐의까지 발생했다. ‘토착비리범반국가사범으로 둔갑하는 대목이기 때문에 참으로 충격적이다.

이 대표는 참으로 겁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도대체 무슨 믿는 구석이 있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까지 벌였단 말인가. 이 대표의 비리 혐의는 그동안 제기된 것만으로도 가히 비리 백화점수준에 가깝다. 이제는 대북 불법 송금 문제까지 나오니 도대체 그 범죄 행각의 범위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하던 2019년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은 이 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면서 북한과 뒷거래를 했고 300만 달러의 현금을 보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 비용으로 20191월에 200만 달러, 4월에 300만 달러를 대신 보낸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의 요구로 300만 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더 보냈다 한다. 북한은 돈을 요구하며 이 대표가 방북하면 벤츠도 필요하고 헬기도 띄워야하기 때문에 500만 달러가 있어야 한다고 했으나 이것을 깎아서 300만 달러로 맞췄다는 것이다.

불법 대북 송금 문제라 하면 김대중 정권 시절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북한에 45000만 달러를 송금해 대북 특검이 이뤄졌던 게 떠오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빠져나갔지만 결국 유수의 관련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국민들은 큰 혼란과 충격을 느꼈고, 북한에 돈을 주고 방북이나 만남을 구걸하는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감대였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로서 자신의 치적을 쌓을 목적으로 이 위험한 일을 벌였다는 소리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대북 송금 전모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다. ‘방북 이벤트를 통해 대선 주자로서 인기를 얻고자 북한에 접근했고 이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말이다. 남북교류협력법과 국가보안법 위반은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과 미국의 대북 제재까지 위반한 국제적 사건이 된다.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알면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기도할 수 있단 말인가.

김성태 전 회장은 실제로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의 리호남에게 이 지사가 다음 대선을 위해 방북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추가로 돈을 더 줬다고 밝히고 있다. 김성태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전화를) 바꿔줬단 얘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그 누군가가 다름 아닌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이화영 부지사다. 이 부지사는 김 전 회장과 함께 움직였고, 중국에서 북한 인사들을 만날 때도 이 지사에게 전화해 김 전 회장과 통화하게 했다 한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김 전 회장을 아예 모른다고 하다 나중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이 대표가 이렇게 부인하는 모습은 참으로 익숙한 풍경이다. 이 대표는 관련 진술자가 나타나면 무조건 모른다는 걸로 일관한다. 이 대표에게 주어진 혐의와 관련 주변 사람들이 많은 증언을 하고 있고 모든 상황이 이 대표를 향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상식으로 봐도 이 대표가 관계없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 돼 보이지만 이 대표는 그저 모른다는 말만 반복한다. 많은 정황과 증거들이 그 모른다는 것조차 부정해도 이 대표는 아랑곳 않는다. 김문기 성남시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하는 모습은, 되짚어보면 인간으로서 소름이 돋게 한다.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부인하는 모양도 똑같다.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이 대표는 쌍방울은 내복밖에 모른다는 말을 했다. 말을 재미있게 했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러놔서 그렇게 설레발을 쳤던 건가 싶다. 이 대표의 부인 놀음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이제 지겹기만 하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지고 증거가 드러난다면 국민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도 그만큼 더 클 것이다. 그러나 법과 정의는 살아있다. 오직 철저한 수사로 실체를 밝혀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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