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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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 양자기술 4대 강국 진입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양자컴퓨터 및 양자 메모리 기반 네트워크 시연,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전국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가 양자 PM(최고기술책임자)을 위촉한다. 국가 양자 PM은 국가양자기술 비전과 전략 설정 지원, 기술 로드맵의 수립 및 주기적 재정립 주도, 로드맵에 기반한 사업 재편 및 범부처 공동 프로그램 기획 등을 담당한다.

양자기술은 의료, 금융, 국방, 제조 등 주요 산업 분야에 접목 및 융합돼 국가 경제발전 및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전 세계 양자정보기술 시장 규모가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2년 8조 6656억원에서 2030년께 10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 올해 719억원에서 연평균 38.3% 성장하면서 2030년께 9609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세계 주요국들은 국가적 연구역량을 집중해 양자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목표와 로드맵을 제시하고 정부차원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대기업, 기술벤처, 국가연구소와 주요 대학의 막대한 시설과 인력, 연구비가 동원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4년간 약 28억 달러(약 3조 5000억원)를 투자했고 중국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1000억 위안(약 17조원) 투자를 추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공급망과 통상, 국가안보, 신산업 등의 면에서 반드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12대 국가전략기술에 ‘양자기술’을 포함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양자기술에 대한 정책-투자-집행을 일원화해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내에 양자기술 전담조직인 장관 직속 ‘양자기술개발지원반’을 신설했다.

정부는 투자 규모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9년 106억원에서 지난해 465억원, 금년에는 984억원을 책정했다. 양자기술 1000억원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이다. 2030년대 초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오류가 적은 양자컴퓨터와 양자 메모리를 기반으로 하는 양자네트워크 시연을 추진한다. 현재 100㎞ 수준인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전국망 수준으로 확보하고 앞으로 5년 내에 배터리 결함·바이러스 검출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 응용 혁신 사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10년 전후로는 국방 분야 등에 적용 가능한 무(無)위성항법시스템(GPS)용 양자센서 기술을 확보한다. 무 GPS는 음영지역에서 잠수함, 항공기, 자율주행차 등에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다. 또한 양자기술 소재·부품·장비 품목을 분류·제시하고, 구체적인 양자 소자 공정 인프라 확충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5년 내에 배터리 결함, 바이러스 검출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 응용 혁신 사례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2030년 양자분야 고급 전문인력 1000명 확보를 목표로 양자대학원을 확대한다. 주요 분야 양자연구거점 센터 지정과 함께 대학혁신연구센터 등을 통한 집단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양자 분야 해외 우수연구자 유치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양자기술은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과 안보 관점에서도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기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 방문 중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을 찾아 양자과학 석학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올해를 ‘양자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양자 과학기술은 국가미래 전략기술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미래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양자과학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2030년에는 양자기술 세계 4대 강국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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