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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포스터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영화 ‘도희야’ 이후 정주리 감독과 배두나가 다시 뭉쳤다. 이번에도 안타까웠던 사회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다음 소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 김시은이 참석했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다.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기도 하면서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 감독은 이번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과 관련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예를 들어 콜 센터의 환경, 구성하는 요소, 일하는 조건 등 이런 것들은 사실적인 것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영화에서 소희가 된 인물, 죽음을 알아가는 유진이라는 인물은 허구다. 관객들이 볼 때 실제 이런 일이 있었고 그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늦었지만 이제 (모티브가 된 사건에 대해)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일을 알고 이 전에 있었던 일, 이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가면서 어쩌면 나도 그 일을 반복하게한 사회 전체의 일원이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정 감독이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은 사회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였다. 정 감독은 극중 ‘유진’의 직업이 형사인 것에 대해 “사실 형사라기보다는 정확히는 기자, 노동계에서 이 사건과 같은 현장실습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모델이다. 이 사건을 꾸준히 취재한 기자들이 있고 저도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됐다”면서 “자료를 찾아보면서 거대한 전체 사회가 집중하고 있는 이슈가 아니라도 계속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이 (‘유진’의) 모델이다. 그중에 형사가 된 이유는 소희가 죽자마자 그 자리에 나타나야 하는 사람이었다. 수사를 해야하는 경찰이어야만 했고 한편으로는 그 인물이 공직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과 다시 작업하게 된 것에 대해 배두나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정 감독과 도희야 작업을 하고 7년이 지난 이후였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어떤 여배우라도 하겠다고 했을 것”이라며 “‘도희야’ 이후 두문불출하시다가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라던 찰나에 시나리오를 받아 더 깊은 동지 의식과 같은 끈끈한 감정이 생긴 것 같다. 자기 만의 시간을 갖다가 나를 찾아준 것에 대해 믿음과 신뢰가 돈독해졌다. 아주 좋은 시간이었고 감독님의 팬이 됐다”고 고백했다.

배두나가 맡은 유진이라는 인물은 아주 섬세한 감정선이 필요한 캐릭터인 만큼 캐릭터 접근도 달랐을 터. 이에 대해 배두나는 “확실히 어려운 역할이었다. 정말 독특한 구조다. 캐릭터 2명이 메인으로 나오는데 1, 2부 스타일로 나눠져서 한명이 쭉 끌고 나와서 두 번째 여자가 쭉 나온다”면서 “내가 두 번째로 나온 상황에 관객분들은 이미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안다. 그때 내가 다시 되짚어 볼 때 제대로 섬세하게 연기하지 않고 계산된 것이 아닌 관객들이 느낄만 한 날것의 연기가 아니면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과 페이스를 맞춰서 하려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번에는 전혀 참지 않았다. 사실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르겠다”라고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너무나 어려운 역할, 연기였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제 상상을 벗어나는 정도의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처음부터 배두나여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으로 첫 장편 영화에 데뷔한 김시은은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하면서 이렇게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적인 정서가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외에 나가보니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나라 외에 세계 곳곳에도 수많은 소희가 있을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 중 소희는 초반부에 춤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줄 알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하는 친구였다. 그런 친구가 콜 센터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고립이 된다”며 “그런 모습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소희의 감정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소희’는 오는 2월 8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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