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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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스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물론 마스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고 병원이나 약국과 같은 보건상 특정 구역이나 대중교통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은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마스크 착용의무가 완화됐다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국가는 여전히 코로나19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하는 책무가 있지만, 어려운 고비는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은 불행한 일이 발생했고, 지금도 그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래도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처음처럼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한 많은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우리는 감염병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슬기롭게 대처했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 국가는 평화를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에 대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된 지 80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며, 분단 중에 6.25전쟁이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동족상잔의 전쟁도 경험했다. 그 후에도 우리나라는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응하면서 국방에 힘을 쏟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교류 등 다양하게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무기개발과 예측할 수 없는 도발들이었다.

헌법은 제4조에서 통일을 지향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추구하겠다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독재정권은 적화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자주국방과 우방국의 협력만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자주국방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고,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방산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고, 무기제조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최근 언론보도에서 보듯이 세계적으로 상당수 국가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첨단의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무기수출국으로서 군사 강대국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방력의 증강을 통한 국가안보의 강화는 주권국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국가적 책무이면서 과제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인간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인류에게 충격을 준 감염병으로 인해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온라인으로 인한 사이버세상이 왔지만 이를 실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감염병으로 인해 비대면의 세상이 확장되면서 이제는 과거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이버의 시대로 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이 점차 일상화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분야는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제조물 생산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의 활용을 통해 미래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기차 생산부터 다양한 제조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인간이 직접 노동력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하던 시대는 바뀌고 있다. 이를 두고 독일을 위시한 몇몇 국가는 노동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세상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겨울에 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인해 강추위를 톡톡하게 경험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이상기후는 새로운 경험이 아니라 빈번하게 경험하고 있는 일상이다. 20세기 말부터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의 변화는 점차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탈원전을 부르짖으며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에너지 정책을 추진했던 지난 정권의 여파는 앞으로 계속해 국민을 힘들게 할지 모른다.

이제 신정도 지났고 구정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2023년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발 금리인상의 여파가 경제위기를 불러올지 모르겠지만, 경제전문가들의 말처럼 올 한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쉽지 않은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제 더 이상 부동산 투기에 몰입하지 않는 국가가 돼야 한다. 또한 아무런 실익도 없는 이념 갈등으로 국가안보를 훼손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검은 토끼의 해라는 계묘년은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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