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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토요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교통정지 중 멤피스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숨진 티레 니컬스의 죽음에 대한 항의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순찰차의 창문을 밟아 앞 유리를 깨뜨리고 있다. (출처: AFP=연합뉴스)

폭행 경찰들, 특수부대 스콜피온 출신

멤피스 경찰당국, 스콜피온 부대 해산

1시간여 영상 공개… 트라우마 주의

시위대 시위 중 순찰차 창문 부수기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가 경찰관 5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동영상이 공개되 시위가 확산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28(현지시간) 멤피스 경찰청 앞 광장에서는 동영상 공개 후 우천임에도 시위대가 모여 시위를 벌였다. 특히 뉴욕 한복판에 모인 시위대 일부는 경찰과 충돌했다. 미국 NBC방송은 28(현지시간) 뉴욕경찰(NYPD)이 전날 저녁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발생한 폭력시위와 관련해 뉴욕시민 3명을 폭력과 증오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일부는 순찰차에 뛰어올라 앞 유리를 깨뜨렸다.

니컬스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한 1시간여 분량의 영상은 27일 저녁에 공개됐다. CNN 등 미 언론들은 사건 당시 영상의 폭력성을 경고하며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경우 시청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경찰은 영상이 끔찍하고 고통스럽지만 투명성을 위해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영상에서 니컬스는 경찰관에 의해 운전석에서 끌어 내려졌다. 니컬스는 빌어먹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집에 가려고 한 것뿐이라고 반항했다. 경찰들은 강제로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바닥에 눕혔다. 이후 그는 경찰을 피해 도망쳤고, 경찰들은 그를 향해 테이저건을 발사했고, 그를 붙잡아 발로 차고 주먹으로 치는 등 폭행했다. 니컬스는 구타를 당하면서 엄마를 반복해서 외쳤다. 그의 어머니 집은 사건 장소에서 불과 80야드(73m) 떨어져 있었다.

테네시주 데이비드 라우쉬 수사국장은 영상을 본 후 절대적으로 끔찍하다분명히 말하자면 여기서 발생한 경찰들의 행동은 부적절했고, 잘못됐으며 범죄였다AP통신에 말했다.

멤피스 경찰서장도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가증스럽고 무모하며 비인간적이라며 이것은 단지 경찰관으로서의 직업적인 실패가 아니다. 다른 개인에 대한 기본적인 인간애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날 AP, 로이터 통신과 BBC,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멤피스 경찰 당국은 타이어 니콜스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경찰의 특수부대인 스콜피온 부대를 해산했다. 50인으로 구성된 특수부대인 스콜피온 부대는 살인, 강도, 폭행 및 갱단과 같은 강력 범죄를 저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 202110월 출범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스콜피온 부대는 경찰이 폭력 범죄가 증가하는 지역을 추적해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표적 배치에 특화돼 있었다. 202110월부터 20221월까지 부대는 566명을 체포했다. 이 부대는 현금 10만 달러(한화 약 12350만원) 이상, 차량 270, 무기 253개를 압수했다. 이번 흑인 사망 사건에 이 부대의 장교들이 연류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 많은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니컬스 유족의 변호사 측은 멤피스 경찰에 즉시 부대를 영구적으로 해산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26일 대법원은 해당 경찰관 5명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납치 혐의로 기소하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경찰들은 모두 흑인이며 지난주 파직됐다. 교도소 기록에 따르면 5명 모두 구금됐지만 이 중 4명은 보석금을 내고 27일 오전 구금에서 풀려났다. 경찰 측 변호사는 경찰들이 자수했으며 의도적인 폭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급 살인은 테네시주법에 따라 15~6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사건은 지난 7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830분경 니컬스는 멤피스의 한 교차로에서 난폭한 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제지를 당했다. 멤피스 경찰은 초기 성명에서 경찰관이 그의 차량에 접근하자 대치 상황이 발생했고, 니콜스가 도망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뒤쫒았고 니콜스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대치 상황이 발생해 니컬스가 숨가쁨을 호소한 후 구급차가 호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10일 테네시 수사국은 니컬스가 부상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14일 유족들은 추모행사를 열었고, 지지자들은 경찰서에서 시위를 벌였다.

15일 멤피스 경찰국은 내부 행정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이튿날 니컬스 유족은 변호사를 통해 경찰에 바디캠영상 공개를 요구했다. 18일 미국 법무부는 니컬스 죽음에 대한 민권 조사를 시작했고 FBI가 나섰다. 20일 멤피스 경찰서는 5명의 경찰관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정책을 위반했다면서 파직 조치를 했다. 23일 영상이 유족에게 공개됐고, 니컬스 모친은 비디오 전체를 다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변호사들은 이 영상을 1991년 발생한 로드니 킹 사건에 비유했다. 당시 로스엔젤레스 경찰이 로드니 킹을 구타한 영상이 공개돼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이어졌다. 유족이 의뢰한 부검 결과 심한 구타로 인한 광범위한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들이 공개한 사진에서 니컬스는 병원에 누워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였고, 얼굴은 멍들고 부어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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