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26일 IR서 미래 성장전략 발표
“주주 무시하는 악습, 올해 종식될 것”
“수십만 주주 고통받는데 잘못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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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주제안 관련 FCP 유튜브 영상. (제공: FCP)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lashlight Capital Partners, FCP)가 지난 26일 온라인에서 진행된 KT&G IR(기업설명회)에 참석 후 발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고 27일 밝혔다.

KT&G IR은 지난해 10월 26일 FCP가 KT&G 이사회에 주주제안서를 보낸 지 정확히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뤄지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9일 FCP는 1% 이상의 주주제안 요건을 갖춰 2023년 주주총회 안건을 회사 측에 공식적으로 접수했다. 오는 3월 주총에 상정될 안건으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포함돼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외에도 ▲인삼공사 분리상장 ▲주주환원 정상화 ▲거버넌스 정상화를 위한 주당배당금 1만원, 자사주 매입 1만원, 자사주 소각 및 평가보상위원회 정관 명문화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KT&G는 IR에서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올해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향후 5년간 3.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장기 투자계획도 공개했다. 인삼공사 분리 상장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하고 아울러 PMI와는 HNB 관련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부동산 자산 일부 매각 외에는 FCP가 제안한 주주제안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FCP 대표는 “경영진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며 “KT&G가 주인 없이 20여년을 안주했는데 30년은 왜 안 되냐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주주를 무시하는 악습은 올해를 끝으로 종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와중에도 고정급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온 경영진이 마치 KT&G는 자신들의 영토, 주주는 외부의 간섭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고질적인 ‘주객전도’ 현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는 근본적인 문제”라며 “소수 고위 임원의 안위를 위해 수십만에 달하는 주주들이 고통받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현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투자 확대 계획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주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영진이 무턱대고 돈을 쓰려고 하는 것”이라며 “‘제2의 트리삭티’ ‘제2의 꽃을 든 남자’ ‘제2의 미국 수출’이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KT&G에 글로벌 사업의 경험과 역량을 가진 사외이사가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주주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의 침묵이 주가를 올리지 않는다. FCP는 지난 19일 1%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2023년 주주총회 안건을 공식 접수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다양한 주주의 목소리를 주총에서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FCP는 지금까지 수많은 주주로부터 위임장을 어떻게 보낼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할 수 없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에는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월에 정식으로 말씀드리겠고 그때까지는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주주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FCP는 지금까지 성원을 보내주신 수천명의 주주들의 말씀을 기억하고 쉬운 길이 아닌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We Go High(우리는 품위를 지킨다)의 마음으로 차분히 주주총회를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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