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변호사비 대납, 팩트 없어”
“선임한 변호사비 다 지불해”
나경원, 당 내부서 십자포화
전당대회 불출마 가능성도
尹, 해외순방서 실언 논란
野 “명백한 외교 참사 불과”

image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대장동 의혹과 함께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이 대표가 직접 해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檢 기소에 이재명 “김성태 회장 본 적도 없다” 반발

이 대표는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으로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대장동은 있는 사실을 가지고 왜곡해서 배임이라고 하고, 성남FC가 광고 영업한 것을 관내 기업 민원과 엮었는데 변호사비 대납은 팩트가 하나도 없다.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며 “대납 도깨비 같은 얘기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0억원이 왔다갔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저와 아무 관계 없는 제 사건 변호인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가 M&A(인수합병) 자금 2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게 마치 저와 관계있는 듯 증폭시켰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를 건넸다고 의심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본 적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김성태 회장이라는 분을 만난 일이 없다”며 “누군가 술 마시다가 저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 마시고 이 사람 안다고 바꿔주는 황당한 경우 많다. 전 이번 사건 때문에 송환하면서 언론에서 그분을 본 게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제가 선임한 변호사들 변호사비 제가 다 냈다. 적은 돈 아니고 집 한 채 값”이라며 “20억을 줬다는데 대체 왜 줘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되지 않나"라며 "뚜렷하게 나온 게 없는데도 검찰이 어차피 기소할 거라 장담한다”고 주장했다.

‘불체포특권을 없애자는 주장이 과거에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건가’라고 묻자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아무나 카더라 얘기 하나 가지고 아무나 잡아서 일단 구속시킬 수 있다”며 “이런 검찰권 남용의 시대가 과연 과거에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또는 그 주변의 분들의 경우는 혐의가 명확해도 조사조차 안 한다"며 "군사독재정권 이전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총선 악영향을 우려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거는 집권 여당, 정부가 원하는 바”라며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19일 오전 0시 40분께 김 전 회장에게 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7일 송환 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쌍방울 현 재무담당 부장 A씨에게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자신의 지분으로 변경하게 함으로써 4500억원 상당을 배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대납 의혹 관련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선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조사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 참석, 마스크를 벗고 있다. ⓒ천지일보 2023.01.11

◆尹과 갈등 나경원에 십자포화 날리는 친윤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은 출마를 최종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당초 출마를 고심하고 있던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 과정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대립하면서 당 내에서 고립되고 있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18일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만난 기자가 당권 도전 여부 등을 묻자 “할 말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특보단 포럼 신년교례회’에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힘써달라”는 내용의 축사를 보냈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가 거세졌다.

특히 국민의힘 초선의원 63명 중 80% 가까운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의원들이 매우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썼다.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인 엄태영·장동혁 의원은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이 선거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날 선관위원직을 사퇴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들도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규탄 성명을 내려고 준비 중이다. 윤심을 내세운 김기현 의원은 이날 “많은 의원들 사이에서 나 전 의원이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나 전 의원은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라며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할 때 쓰일 것이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사실상 불출마를 요구했다.

나 전 의원 측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 전 의원을 둘러싼 논쟁 팩트체크’라는 글을 만들어 배포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은 공직이 아니며, 나 전 의원이 자리를 요구한 것도 아니라는 내용이다. 

이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중 나온 발언을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마치 (나 전 의원이) 정책으로 추진하려는 것처럼 기자 브리핑을 하자 앞으로의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실과 전면 충돌의 원인이었던 (출산 시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나 전 의원이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며 검토 수준이라고 말했는데도, 대통령실이 이를 정책 수준으로 둔갑시켜 나 전 의원을 부당하게 공격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이 잠행 중에도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밝힌 것을 두고 여전히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실제 윤 대통령과의 갈등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층 397명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 의원은 35.5%를 기록했다.

이어 나 전 의원 21.6%, 안철수 의원 19.9%, 유승민 전 의원 7.4%, 황교안 전 대표 3.7%, 조경태 의원 2.5%, 윤상현 의원 1.5%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하지만 새로 도입한 당 대표 결선투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1, 2위가 승부를 가리는 결선투표에서 나경원·안철수 연대가 이뤄지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다시 불거진 尹 해외 순방 중 실언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불거진 실언 논란도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면서 여기가 바로 여러분들의 조국”이라며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은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모르고 한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외교적인 결례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은 이를 ‘외교 참사’로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근거 없이 이란을 겨냥해 적대적 발언을 내놨다”며 “UAE를 난처하게 만들고 이란을 자극하는 매우 잘못된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남의 나라 외교에 참견하는 것도 문제인데 대통령이 한술 더 떠 이웃국 관계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우리 외교부 해명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외교 참사 시즌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image
[두바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일정 마치고 17일(현지시간) 두바이 왕실공항에 도착해 스위스 취리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탑승, 인사하고 있다. 2023.01.17.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