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개봉, 연휴 무대인사 돌아
실화 액션과 스파이 장르물의 대결
보장된 배우·감독, 관객 선택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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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령’, ‘교섭’ 포스터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설 명절 성수기를 맞아 극장가에 신작 2편이 새롭게 걸렸다. 출연한 배우들부터 연출로 인정받은 감독, 영화 소재까지 시선을 끄는 2작품으로 아직 좋지 않은 극장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설 연휴를 겨냥해 지난 18일에 같이 개봉한 ‘유령’과 ‘교섭’은 명절 기간 동안 함께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두 작품 모두 연휴를 맞아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무대 인사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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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령’ 스틸컷

◆ 원작을 뒤엎은 ‘유령’

“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암호로 시작하는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스파이 액션 영화다.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담았다. 

영화는 중국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하지만 그 결을 전혀 달리한다. 소설 ‘풍성’은 스파이 ‘유령’을 찾는데 주안점을 둔다면 영화 ‘유령’은 처음부터 누가 ‘유령’인지 알려준다. 이에 대해 영화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이라며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아무런 영감이 없어서 막막하고 고민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는 이 감독은 “하지만 어느 날 반대로 생각하면 재밌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령의 입장에서 시작하면 재밌겠다고 느꼈다”면서 “스파이로만 가면 정적이고 차가울 것 같아 중간에 장르를 바꿨다. 이게 원작과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 ‘유령’은 시대물이지만 매우 스타일리시하게 연출됐다. 굵직굵직한 캐릭터들을 연기한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이 함께하면서 캐릭터 무비로 보이길 원했다는 이 감독의 말처럼 캐릭터 하나하나가 돋보이게 됐다. 설경구는 일본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았다. ‘유령’이라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출세를 위해 ‘유령’을 잡고자하는 절실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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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령’ 스틸컷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인 박차경 역을 맡은 이하늬는 “대사 중에 ‘살아, 죽어야 할 때 그때 죽어’라고 하는데 딱 그런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하늬는 전임총독에게 비행기를 선물할 정도로 재력가 집안 딸이지만 목숨보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박차경 역할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는 유리코 역의 박소담은 도발적인 매력을 아주 잘 살렸다. 유리코는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 비서 자리까지 오른 야심가이나 수완가다. 박소담은 유리코의 강한 기질을 잘 살려 극을 풀어내는 키맨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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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 스틸컷

◆ 황정민X현빈, ‘교섭’ 성공할까

‘유령’과 극장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교섭’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섬세하게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처음으로 액션 장르에 도전하면서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황정민과 현빈 그리고 최근 신스틸러로 떠오른 강기영이 함께한다. 

지난 2007년 선교단 피랍사건이 모티브가 된 ‘교섭’은 미지의 땅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다. 탈레반에게 납치되는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이번 사건을 교섭 전문가이자 외교관 재호와 현지 사정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 대식이 어떻게 인질을 구출해내는지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임 감독 역시 처음에는 주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질을 구출해내는 사명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면 또 다른 내용으로 그려질 것 같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바 있다. 

영화는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풀어내 크게 어려움이 없으나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실화 내용에 대해 얼마나 공감을 할 것인지가 이번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은 민감한 모티브 사건보다 만들어낸 인물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1년 만에 임 감독과 재회한 황정민은 “대본을 보기도 전에 감독님이 하자고 해서 무조건 했다”며 “내가 영화를 할 수 있도록 포문을 열어주셨기 때문”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교섭 전문가이자 외교관 정재호 역할에 대해 “민감한 사안보다 중요한 것은 인물”이라며 “정재호는 창작된 인물이기 때문에 나라를 대표해서 사람을 구출하겠다는 에너지를 관객에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요원 박대식을 맡은 현빈 또한 “박대식도 허구 인물로 사람을 구하는 임무를 갖고 있는 역할이어서 그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황정민과 현빈의 조합으로도 시선을 끌지만 강기영의 ‘파슈토어’도 눈길을 끈다. 강기영은 “아마 (파슈토어가) 퍼펙트한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원어민 선생님과 연습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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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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