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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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고 기술무역수지도 개선돼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최대 기술 수출 및 기술 도입 대상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무역은 기술, 지식 및 기술 서비스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제적·상업적 비용의 지출 및 수입이 있는 거래를 의미한다. 특허 판매 및 사용료, 발명, 노하우의 전수, 기술지도, 엔지니어링 컨설팅, 연구개발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기술무역은 국가 간 기술 흐름과 해당 국가의 기술 및 산업 구조의 변화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2021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336억 1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37억 3500만 달러(12.5%)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기술 무역 실적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96.0억 달러로 가장 많고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일본, 핀란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 산업의 기술무역 규모가 121억 2600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전년도 1위 정보·통신 산업(115억 4100만 달러)을 추월했다. 정보·통신, 화학, 기계 산업 기술무역수지가 전년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기술수출액은 2001년 6억 달러 수준에서 2015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1년도에는 재작년 대비 21억 4100만 달러 증가한 149억 2100만 달러(16.8%)를 기록했다. 2020년 우리나라 기술수출 1위 대상국이었던 중국의 경우 2021년에는 5.2% 증가에 그쳐 미국에 1위를 내줬다. 기술도입액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186억 9200만 달러였다.

기술 도입 실적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1970년대 후반까지는 대일 기술 의존도가 가장 높았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미국으로부터의 전기 전자업종 관련 고가의 첨단 기술 도입이 증가하면서 대미국 기술 의존도가 가장 높아졌다.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액 비중은 2017년 현재 45.0%인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액 비중은 6.0%에 불과하다.

또한 기술 수출액을 기술 도입액으로 나눈 기술무역수지비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한국의 기술무역수지비는 1997년 0.07에서 2000년대 0.20~0.40, 2010년대 0.30~0.70대까지 상승했고, 2020년 0.75를 거쳐 2021년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0.8대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수출이 늘어나면서 기술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무역은 국가의 기술력 수준을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다. 특히 기술무역 수출액과 도입액의 비율인 기술무역수지비는 한 국가의 기술 경쟁력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기술 경쟁력이 있어야 상품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다.

과기정통부도 “2021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은 기술무역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기술무역수지가 개선되는 등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러한 동향은 국내 상품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28.5% 증가하고,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또한 저작권을 제외한 산업재산권 등에서 수출이 39.4%, 수입이 6.1% 증가하는 등 다른 수출입 통계와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술무역을 확대하고 기술무역 수지를 개선해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 기술무역이 흑자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기술과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른 새로운 기술의 선 개발, 고도화는 물론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를 선도하는 것이 수출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각국이 독자표준을 채택·적용함으로써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무역기술 장벽’이 없도록 국제표준화기구들과 협력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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