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연간 80만대 규모
현대차·기아, 점유율 3위 기록
IRA 여파에 4분기 판매 감소
5만 8028대 판매… 196.2%↑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국 내 한국산 전기차 판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성장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대자동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가 작년 상반기까지 판매 2위를 지켜왔지만, IRA 영향으로 4분기 들어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IRA 내 전기차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조율에 나서 ‘차별적 조치 완화’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향후 IRA 완화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80만 7180대로 2021년 대비 2/3가량 급증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였으며, 전년도와 비교하면 3.2%에서 두 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는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65%를 기록했다. 다만 2021년(72%)과 점유율을 비교하면 7%포인트(p) 하락했다. 2위를 기록한 포드는 2022년 미국에서 6만 157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126% 증가했다. 점유율은 7.6%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IRA 여파에 따른 판매감소로 3위로 밀려났다. 연간 판매 대수는 총 5만 8028대로 전년 대비 196.2% 성장했으며, 점유율은 7.1%를 기록했다. 차종별 연간 판매 대수는 현대차 아이오닉5가 2만 2982대, 기아 EV6가 2만 498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60가 1590대 등이다.
IRA는 지난 8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법안으로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한국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에는 보조금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완공 시점을 2025년에서 2024년 3분기로 앞당겨 건설 중이며, 현지 마케팅 강화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 관계자를 만나며 IRA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10일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차관과의 양자 협의를 마치고 가진 약식 공동 기자회견에서 “IRA 관련해 그동안 한미 간에 진행해온 협의를 바탕으로 해서 재무부 하위규정 준비상황을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완화하고 호혜적인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IRA에 대해 “기후 변화는 심각한 전 지구적 도전이며 이는 우리의 모든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야만 성공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과제”라며 “이것이 IRA가 의도하는바”라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 법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법안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동맹국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IRA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과 관련한 추가 지침을 공개하면서 상업용 전기차 범위에 리스 회사가 상업용으로 구매한 전기차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전기차도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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