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침입 최단 시간 막던 ‘봉수’
​​​​​​​국내 첫 ‘연속유산’ 사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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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천림산 봉수 유적(전경)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1.10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조선 후기의 군사 통신시설인 ‘제2로 직봉(부산 응봉~서울 목멱산)’ 노선 상에 위치하는 봉수 유적 14개소가 사적으로 지정된다. 

1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제2로 직봉’ 노선 상에 위치하는 44개 봉수 유적 중 역사적‧학술적 가치, 잔존 상태, 유구 확인 여부 등을 고려해 14개소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로 직봉’으로 지정했다. 

고대로부터 조선까지 이어져온 통신체계인 ‘봉수(烽燧)’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외부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했다. 집결지인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 제주도부터 북쪽의 함경도 경흥에 이르기까지 남과 북의 여러 끝점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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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천림산 봉수 유적(발굴유구 노출)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1.10

‘증보문헌비고(1908년)’에 의하면 조선 후기에 중앙정부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했다. 전체 노선에는 총 622개의 봉수가 존재했다. 그중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남산) 제2봉수를 연결하는 ‘제2로 직봉’,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 제5봉수를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남한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3개 직봉 노선은 북한에 위치하고 있다.

봉수는 최단 시간에 외적의 침입 등 변방의 상황을 중앙에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문화재청은 “북방을 개척하거나 연변에 침구하는 왜구를 방어하며 습득한 지리 정보를 반영한 봉수 유적은 학술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라며 “하지만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고, 일부 유적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나 정비가 어려워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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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로 직봉 노선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1.10

이에 문화재청은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제2로 직봉’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연구를 시작했고, 작년 초에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의견조회를 통해 봉수 유적의 지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봉수 유적과 같이 여러 광역 지자체에 걸쳐 있어 상호 연결성을 가진 유적을 위해 사적으로는 처음으로 ‘연속유산’의 지정 명칭 부여 기준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14개 봉수 유적 전체를 ‘제2로 직봉(본명칭)’으로, 각 구성요소는 ‘본명칭-부명칭’의 형식으로 지정명칭을 부여했다. 

연속유산이란 각 구성 유산이 전체 유산의 가치에 기여하고 문화적‧사회적‧기능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나 지리적으로 서로 접하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유산지를 포함한 문화‧자연 유산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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