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첩단의 정당 노조 침투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의 교육을 받은 진보정당 간부가 제주도에서 노동계 인사 등을 포섭해 지하조직 ‘ㅎㄱㅎ’을 결성했다. 조직책인 A씨는 북 지령에 따라 지난 5년간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반정부, 반보수, 반미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ㅎㄱㅎ’이 제주도뿐 아니라 국내 다른 지역에도 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ㅎㄱㅎ’ 조직원들은 2017년 이후 5년 3개월간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의 지령문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 당국은 영장에서 “압수수색 5일 전까지도 이들은 북한 문화교류국과 암호 프로그램과 클라우드를 이용해 통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도권에 침투한 뒤 합법 공간을 활용하는 행태가 1년여 전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와 유사하다. 

확인된 지령은 충격적이다. 2021년 10월 북한으로부터 제주지역 진보당 도당과 민노총 4.3 통일위원회 등을 움직여 합동 군사 연습 중단, 미국산 무기 도입 반대 등의 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6.1 지방 선거를 앞두고는 진보 정당 후보 지지 운동을 벌이라는 지령도 받았다. 민노총이 지방선거 3주 전 진보 진영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도 우연이 아닌듯 싶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반윤석열 투쟁을 지시하고 촛불 단체 조직과 중도층 확보 지령도 내렸다. 노동단체나 시민단체가 북한 지령을 받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일부 밝혀진만큼 방첩당국이 발본색원해야 한다. 

여러 정황상 현재 ‘ㅎㄱㅎ’ 제주 간첩단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그간 무모한 투쟁으로 나라를 어지럽힌 배경에 실제 북한이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더불어 북한이 이토록 깊이 우리 사회에 파고들 수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분석해 근본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이는 적은 무기와 군사력으로 막을 수 있지만 생각을 파고드는 것은 교육 이외에는 답이 없다.

안보는 한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이번 간첩단 사건을 기점으로 평화라는 이름 속에 희미해진 안보의식을 진단하고 안보의식을 강화할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