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최저 실업률 기록
연준, 고금리 필요성 없어져
2월 FOMC서 금리 0.25%p↑
대량 해고로 신중론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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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미국 경제계에서 시장이 연착륙하는 등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근로자들 임금 급등세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통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 금리가 오를 경우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심해짐에 따라 경기가 침체된다.

7일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았음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 미 언론들은 중앙은행인 연준이 바라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디락스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연준이 고용보고서에서 골디락스 얻다’와 마켓워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 임금 상승 둔화가 미 경제 경기침체 회피를 도울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전문가 분석을 내놨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근로자 임금 급등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연준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팬데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급망 차질이 자연스럽게 완화하는 현시점에서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마지막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물가 지표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준은 노동시장 과열을 거론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22만 3000개 증가해 전망치인 20만개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전월 3.6%보다 낮은 3.5%로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동시장을 식히지 않아도 된다. 무리하게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전(前) 연준 이사 랜들 크로즈너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연준이 원하는 건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낮은 임금인상률”이라고 말했다. 그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임금 상승률이 완만해져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줄 경우 연준이 금리를 크게 높이지 않을 수 있다. 즉 경기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이 같은 시나리오가 나오자 점차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와 전미경제학회(AEA) 연례회의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만약 침체가 오더라도 짧고 약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최근 연착륙 확률이 작년 가을과 비교해 올라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세 둔화가 지속적인 흐름이 될지 한 달 지표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우려한다. 빅테크와 부동산, 금융 기업들 몇몇 분야에 대량 해고가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골디락스 시나리오 현실화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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