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6개 중점 정책 제안사업
검토·관리 작업 착수할 계획
‘소통의 힘’ 새삼 깨닫게 돼
도민행복·민생안정 공동 지향
새해 예산안 극적인 통과

image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022년도 공식 의사일정을 끝낸 뒤 초심으로 돌아가 각오를 새로이 다지고 있다며 발언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의회) ⓒ천지일보 2023.01.05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2023년 새해에는 주요공약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기반 작업을 거의 마친 상태다. 앞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2022년도 공식 의사일정을 끝낸 뒤 초심으로 돌아가 각오를 새로이 다지고 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3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염 의장은 “핵심 공약이었던 ‘김동연식 협치 모델’ 수립을 의회와 경기도의 공식 소통협력기구인 여야정협의체 형태로 구현해냈다”며 “경기도교육청과도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어 1인 입법기관으로서 의회의 역할을 극대화하고자 내세웠던 공약정책추진단과 초선의원 의정자원추진단도 이미 진용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사무처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인사체계 역시 정비를 거듭하며 내실 있게 구축하고 있다”며 “또 지방의회법 제정, 지방자치법 강화 등 남은 과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혔다.

다음은 염 의장의 일문일답.

-의정활동 청사진이 있다면.

2023년은 협치의 진가를 발휘할 때이다. 의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첫째고, 의원 개개인의 의정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다.

논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 흰 바탕이 있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 지난해 8월 9일 의장 취임 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일에 온 힘을 다했다. 그 결과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체계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여야 동수라고 할지라도 양당과 개별 의원들이 ‘도민행복’ ‘민생안정’이라는 지향을 갖고 있는 한 결집의 힘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 지방의회보다 탄탄하게 마련된 의정지원 체계를 활용해 협치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나아가 협치의 진가를 발휘하며 성과를 제시하는 2023년이 될 수 있도록 지휘자이자 중재자로서 의장 역할에 충실하겠다.

-전례 없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견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갈등은 불가피한 요소다. 서로의 차이와 이견을 부정하고, 외면하면 더 큰 불화를 야기시킨다. 정치적 편향과 각자의 이해관계를 다원주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등을 ‘민주주의의 엔진’으로 보는 관점은 이 같은 접근에서 출발한 것이다.

갈등 양상을 소모적 대립이 아닌 생산적 논의로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다 의석수를 자랑하는 최대 지방의회이자 양질의 의정활동과 선진 운영체계로 타지방의회를 선도하는 최고 지방의회이다. 

도의원으로서 자치분권 강화를 설득력 있게 주장하려면 책임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습관적 반대에서 벗어나 정치적 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정치 속에서 어떻게든 공동체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의장의 역할이다. 양당 대표단은 물론 의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초선의원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취합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예산안 통과에 의장의 중재 역할이 컸다는데.

이번 예산 처리 과정에서 시작부터 막바지 계수조정 시점까지 발 벗고 조율에 나섰다. 준예산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어떻게든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이 강했다. 밤새 의회 청사 건물을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기억조차 안 날 정도였다. 다행히 당적을 떠나서 동료의원 모두가 민생안정을 위해서라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지녔기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자치분권 강화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소통의 힘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 계기가 됐으며 여야 동수 의회를 슬기롭게 운영하는 열쇠는 소통에 달려있어 의장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소통에 주력해 왔다. 양당 대표단, 다선·초선 동료의원은 물론 김동연 경기지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등 집행부 공무원까지 끊임없이 교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그간 쌓아온 정성과 신뢰가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자치분권발전위원회 향후 운영 계획.

한시기구로 10대 의회 종료와 함께 일몰된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상시기구로 운영하며 전국 최대 광역의회로서 자치분권 강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되기 전부터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선도적 활동을 펼쳐왔다. 전국 최초로 조례에 근거한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구성했고 관련 토론회와 결의대회 등을 통해 전국 지방의회를 결집하며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전부개정되기는 했지만, 지방의회 인사권만 독립됐을 뿐 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을 여전히 집행부가 관장함에 따라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급선무. 제11대 의회 들어 제정한 조례를 근거로 조속한 시일 안에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상설화할 방침이다. 종전의 전체 위원 30명 규모에서 34명으로 구성원을 확대하고, 양당에 위원추천권을 동일하게 부여해 의견을 고르게 수렴할 계획이다. 자치분권 과제 고도화, 자치분권 공론화, 도의회 자치 역량 제고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연대해 제도개선을 강력 추진하겠다.

-공약정책추진단·초선의원지원단 활동 계획. 

두 기구는 의회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한 끝에 탄생한 의정활동 지원기구다. 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구상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마침내 지난해 11월 1일 동시 출범했다. 교섭단체별로 한 명씩 두 명의 공동대표가 각각의 추진단을 이끌며 의원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주력한다. 공약정책추진단은 이미 취합된 공약을 분석해 분야별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 제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공약정책추진단의 분석 결과 의원 공약 수는 지역구 3984건, 비례대표 117건 등 총 4101건으로 1인 평균 26.3건에 달한다. 의원 면담 결과 도출된 686개의 중점 정책 제안사업을 중심으로 검토 및 관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민과 도의회, 도청을 아우르는 협치모델 정립에 나설 것이다.

이어 초선의원 의정지원 추진단은 광역의회에 첫발을 들인 초선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다. 기존의 의정지원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끔 안내하는 한편, 최근 개통한 핫라인 전화를 활용해 요구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초선의원의 의정 성과를 확대하겠다.

-사무처장 개방형 추진 상황은.

의회사무처장 개방형 추진은 지방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됐음을 명확하게 알리는 상징적 사안이다. 의회사무처장은 기관의 행정업무 총괄 기능을 수행하는 자리로 사무처장에 대한 임용권을 의장이 행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12월 19일 채용공고를 내 공정한 채용절차를 거쳐 이르면 1월 이후 개방형 의회사무처장이 임용될 예정이다.

첫 개방형 처장 채용인만큼 미비한 점이 없도록 서류심사부터 면접까지 만전을 기할 것이다. 철두철미한 적격성 심사를 통해 전문성, 리더십, 조직관리능력, 의사전달 및 협상 능력, 중립성을 두루 겸비한 인사를 선발할 방침이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경기도의회가 진일보를 내디딜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신경 쓸 것이다.

-계묘년을 맞아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논어 안연편에 정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제자 자장에게 공자께서 ‘거지무권 행지이충(居之無倦 行之以忠)’이라고 답했다. 관직에 있을 때 게으르지 않고 정사를 행할 때는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정치는 진정성의 문제이며 진심이 담긴 정치, 부지런한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방의회는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을 제일 앞장서서 정착시켜야 할 기관이다. 민생과 민의를 담아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치입법권을 행사해야 한다. 실질적 자치분권이 ‘말의 성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절실한 자세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의회는 협치로 결집하고 체계 속에 성장하며 자치분권의 미래를 그려갈 것임을 약속드린다. 주민 삶에 와닿는 섬세한 의정을 펼치며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자치분권 2.0 시대에 더욱 확대된 지방의회의 기능이 무관심 속에 사그라지지 않도록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 경기도민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