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이익보다 상생 도모
최상의 상품 국내외 ‘공급’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 높여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본지는 전국 지역에 귀농·귀촌해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년 농업인들을 만나봤다. 특히 각 지자체마다 귀농 청년 농업인들에게 지원하는 정책은 다양하지만, 현실에서 부딪쳐 이겨내야 하는 건 이들의 몫이다. 그만큼 성공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들이 바라는 새해 소망과 한 해의 다짐을 들어보며 힘찬 출발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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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전남 담양군 고서면 가사문학면에서 직접 재배한 딸기로 ‘프루아 스틱 딸기잼’을 상품화한 담청랩의 강경필 대표(38)가 자신이 딸기농장에서 재배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30

담양군 강경필 담청랩 대표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담양 딸기의 맛과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전 세계 시민의 먹거리로 가공해 수출하겠다는 농부의 야무진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 고서면 가사문학면에서 직접 재배한 딸기로 ‘프루아 스틱 딸기잼’을 상품화한 담청랩의 강경필 대표(38)가 그 주인공이다. 청년 귀농인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본지는 지난 00일 강 대표가 가꾸는 가사문학면 딸기 농장에서 만나 귀농 후 앞으로의 계획과 새해 소망에 대해 들어봤다.

담청랩은 딸기 원물의 상큼함과 신선함을 갖춘 스틱 딸기잼을 개발해 현재 남도장터 US몰(전라남도 주체 미국 내 농식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입점했다. 올 8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아마존 입점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전남도의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면 어렵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라이브 방송 통해 농장 공개

현재 광주 지역 유명한 딸기 케이크 전문점에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꾸준히 들어간다. 일종의 계약 재배 형태다. 이 과정에서도 소비자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강 대표는 눈앞의 이익보다 상생의 길을 선택한다. 자신의 과욕을 철저하게 절제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경영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 농사꾼의 면모를 갖춘 강 대표는 담양지역 등 나주 농업기술센터 청년창농타운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수 농촌 창업 기업 경진대회에 참석해 ‘푸르아 스틱 딸기잼’으로 대상을 받았다. 담양군은 담청랩 제품에 대해 휴대가 간편하고 위생적인 스틱형 딸기잼으로 담양특화작목인 딸기를 활용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민 고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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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필 대표가 운영하는 딸기 가공업체 담청랩에서 만드는 스틱 딸기잼. (제공: 담양군청) ⓒ천지일보 2022.12.30

강 대표는 창농 첫해 10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과학적 검증을 통한 최적의 재배조건을 갖춘 ‘스마트팜’을 도입해 농산물가공에 관심을 두고 청년창농타운에 입점해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

담청랩의 ‘푸르아’는 2021년 12월 ‘전라남도 농산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10월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추천한 2023년 청년 농업인 경쟁력 제고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강 대표는 “겨울 추위에 먹는 빨간 딸기의 달콤한 맛은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해외에서도 담양 딸기의 인기는 최고”라고 자랑했다.

그는 SNS 등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농장에서 바로 수확한 싱싱한 딸기를 직접 소비자에게 보여준다. 당일의 브릭스(과일의 당도 단위)도 농장의 상황도 그대로 공개한다. 기존의 농법에 자기만의 색을 입히고 가꿔 최상의 상품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포장도 ‘스트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패키지다. 

강 대표는 “담양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딸기 주산지 중 한 곳이지만 수출되는 물량은 20%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 담양 딸기와 대한민국 농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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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강경필 담청랩 대표가 자신이 가꾸는 딸기농장에서 익어가는 딸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SNS 등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농장에서 바로 수확한 싱싱한 딸기를 직접 소비자에게 보여준다. 당일의 브릭스(과일의 당도 단위)도 농장의 상황도 그대로 공개한다. 기존의 농법에 자기만의 색을 입히고 가꿔 최상의 상품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포장도 ‘스트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패키지다. ⓒ천지일보 2022.12.30

◆생물학 전공, 30세 귀농 결정 

30세에 귀농을 결정한 그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청년은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고 생활인이 되면서 외국계 제약회사에 입사, 세일즈맨으로 일했다. 그의 이력 또한 농사일과 아주 무관하지 않다. 모 식품회사 영업팀에서 5년간 일한 적도 있다. 수출 실무 업무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2018년 근무한 회사에서 수출 공로상도 받았다. 퇴사 직전엔 전라남도 무역협회 물류 대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물류 대의원’은 식품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에 대해 함께 협의하는 협의체다.

직장 생활에 매진하던 그가 농부가 된 데는 농사일을 해 오신 부모님(본가, 처가)이 계셨기 때문이다. 가장 든든한 파트너이자 최고의 스승이다. 남다른 연구심으로 성실하게 농부 수업에 열중인 그는 올해 3년 차 농부지만 ‘담청랩’이라는 유통 전문 사업체도 운영하는 사업가(CEO)로 우뚝 섰다. 기존 1세대 농부가 적용하지 못했던 스마트 농법과 생물학, 농화학 등의 이론을 접목해 진짜 농사의 가치를 향상했다.

◆“새로운 시도 두렵지 않아”

강 대표는 “귀농 후 처음 1~2년은 힘들고 어려웠다. 매출도 7000만원 정도였지만 지난해 2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3억원으로 상승했다”며 “현재 담청랩 회사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보람이라면 미국 수출”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담청랩’에서 만드는 ‘스틱 잼’ 한 포에는 딸기 원액이 70% 들어간다. 딸기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가장 농부답게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자신만의 농사 철학으로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강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용기와 도전으로 맞선다. 장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그는 “딸기 자체 수출은 운송비 소비가 너무 많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한국의 뛰어난 농사 기술을 그대로 적용해 종자에서 재배 기술까지 모든 데이터를 적용하면 충분히 도전 가치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의 말대로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젊은 귀농인에게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강 대표의 미래 비전은 확실하고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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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랩에서 만드는 프루아 스틱 딸기잼. 강경필 대표는 지난달 30일 전남도 나주 농업기수센터 창녕타운 우수 농촌 창업 기업 경진대회에 참석해 ‘푸르아 스틱 딸기잼’으로 대상을 받았다. 담양군은 담청랩 제품에 대해 휴대가 간편하고 위생적인 스틱형 딸기잼으로 담양특화작목인 딸기를 활용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민 고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공: 담양군청) ⓒ천지일보 2022.12.30

◆담양에도 창농타운 세워지길

도시의 안전한 직장을 버리고 스스로 농부가 돼 높은 수익의 농산물을 생산·유통 등 수출 판로까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는 해냈다. 노하우도 쌓였다. 

강 대표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삶의 터전에서 꿈을 이루고 살기를 바라는 귀농·귀촌 생활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세대의 대를 이어 도시의 안전한 직장을 버리고 스스로 농부가 돼 고수익을 올리기까지 시행착오는 각오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다만 처음부터 비싼 농지를 사들이기보다 임대로 실험적으로 해 볼 것을 권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갑자기 줄어든 소득을 대체할 대책 등 돌발 변수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담양에도 나주 창농타운처럼 제품 개발도 할 수 있고 창업을 계획하는 농부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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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전남 담양군 고서면 가사문학면에서 직접 재배한 딸기로 ‘프루아 스틱 딸기잼’을 상품화한 담청랩의 강경필 대표(38)가 자신이 딸기농장에서 재배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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