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중 2곳은 고액 월세
작년比 25% 늘어난 수치
청담동 단지, 최고가 기록

image
100만원을 호가하는 아파트 월세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전국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매달 임대료가 무려 4000만원인 곳도 등장했다.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고 ‘역월세’ 현상까지 나오는 전세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28일 경제만랩이 분석한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 41만 5445건 중 매달 임대료가 ‘100만원 이상’인 주택은 8만 812건이다. 이는 전체의 19%이며 10집 중 2집은 월세가 100만원을 훌쩍 넘긴다는 말이 된다.

월세가 100만원 이상인 거래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만 4015건→2만 4395건→2만 6051건→3만 2668건→6만 4712건으로 매년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8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월세 100만원 이상인 아파트 거래는 전년 대비 24.8%나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만 3116건 ▲경기 2만 7663건 ▲인천 5141건 ▲부산 3632건 ▲대구 2672건 ▲충남 1266건 ▲경남 1062건 ▲충북 964건 ▲대전 917건 ▲경북 788건 ▲강원 665건 ▲제주 623건 ▲울산 618건 ▲세종 616건 ▲광주 589건 ▲전북 322건 ▲전남 158건 등으로 조사됐다.

올해 서울에서 월세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PH129’ 전용 273.96㎡다. 해당 단지는 지난 3월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6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또 경기도에서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3블럭’ 전용 148.9㎡가 지난 3월 보증금 3억 5000만원, 월세 1200만원(49층)에 계약됐다. 인천에선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79.1㎡가 올해 9월 보증금 1억 2000만원, 월세 500만원(48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image
지난 6년간 전국 아파트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량. (출처: 국토교통부)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보증금 사기 피해 우려 등 때문이다. 결국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액 월세 아파트 거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고액 월세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과는 달리 전세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 달간 계약을 갱신한 전국 전세 거래 가운데 종전 보증금 대비 낮은 가격으로 갱신한 계약은 125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8월(84건)보다 49%가량 증가한 수치다.

image
보증금과 대출금을 합한 금액이 매매가의 80% 선을 넘어간 깡통전세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월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선 ‘역월세’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낮아진 시세에 맞춰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대출 이자를 대납해주면서다. 전세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오히려 세입자에게 매달 비용을 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월세 #청담동 #100만원이상 #고액 #전세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