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장기집권 토대 공고히
전례 없는 ‘백지시위’ 발발
부동산시장 악화로 경제난항
장쩌민 前주석, 96세로 별세

임인년(壬寅年) 올해 세계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야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핵전쟁 공포와 에너지 위기로 신음했다. 미중 대결 구도가 심화하는 데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각국이 촉각을 세우게 됐다. 그런가하면 천재지변이 지구촌을 휩쓸어 폭염과 가뭄, 산불, 폭우, 홍수, 폭설, 바이러스 등 재해와 질병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본지는 한 해 동안 국제사회를 뜨겁게 달군 수많은 이슈 중 탑10을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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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 지도부를 발표하고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가 열려 시 주석 3연임이 공식 확정됐다. (출처: AP, 뉴시스)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되며 3연임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1인 천하’를 공고히 했다.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는 지난 10월 23일 1중 전회를 열고 시 주석을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했다. 또 중앙정치국 위원 24명을 선출하고 이 가운데 시 주석을 포함한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임했다. 

시 주석은 상무위원회를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한 것에 더해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헌 개정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했다. 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선정하는 ‘격대지정’ 전통도 사라지면서 시 주석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자국 내 여러 문제에 당면했다. 장기간 고수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한 전례 없는 ‘백지 시위’로 결국 실질적인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시위는 지난달 24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사고 당시 소방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핵으로 장애물을 다수 설치한 탓에 아파트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방역 정책으로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비롯한 도시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이번 시위로 시진핑의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한때 일각에서는 제2의 천안문 사태가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 정책을 내걸며 한발 물러서자 시위는 소강상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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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백지 시위’ 현장 모습.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코로나19 규제 완화에도 감염증 확산,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세는 고조되면서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한 시 주석은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7일 방역을 완화한 후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중국 당국이 하루 신규 감염자가 3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지난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회의 참가자를 인용해 전했다.

특히 인구 6500만명의 저장성 방역 당국은 25일 하루 신규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중국이 내달 8일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관리 등급을 '갑'에서 '을'로 낮추고, 입국자 시설격리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마침내 3년 가까이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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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퉁런 병원 발열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현지 방역당국은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출처: AFP, 연합뉴스)

현재 중국은 코로나19 발 경기 침체에 정부의 부동산 개발업체 규제까지 겹치면서 2년 가까이 경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 정부는 다급히 규제 완화 정책을 꺼내 들었지만, 시장에 전달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은 2021년 1~2월 38.3% 이후 20개월째 내림세이며, 외국인 투자도 매월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중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 재정적자가 7조 7050억 위안(약 1428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2배 이상 많은 적자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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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에서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시신을 바라보며 추모하고 있다. (출처: AP, 뉴시스)

백지 시위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 30일에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백혈병 등으로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월 30일 상하이에서 사망한 장쩌민 전 주석의 사인은 백혈병 및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알려졌다.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 천안문 사태가 발발한 1989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됐다. 이후 국가주석까지 꿰차며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신화 통신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의 유해는 그의 유언에 따라 창장(長江) 입구 바다에 뿌려졌다. 

장 전 주석의 사망으로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중국 내 유일한 인물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백지시위 #중국경제 #장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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