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방식 등은 아직 결정 안 해
박홍근 “부당한 탄압 이겨낼 것”
김의겸 “주위서 말렸지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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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직접 출석과 서면 조사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 민주당이 방탄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당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소환 통보에 정면돌파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야당 대표 탄압을 부각하고 당내 동요를 가라앉히며 지지층을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성남FC건이 전 정권 때 진행됐던 수사였고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바 있던 건인데 정권이 바뀐 뒤 다시 불거졌다며 이를 정치탄압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친이재명(친명)계를 중심으로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소환 통보가 사전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불출석 방침의 근거였다. 그러던 중 이 대표가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이 전한 오는 28일 소환에 대해서는 “이미 정해진 일정(광주 방문) 등이 있고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당장 가기는 어렵다”면서도 “그 후에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호영 수석 대변인은 “조사 시기, 서면조사를 할 것인지 출석을 할 것인지 이런 문제는 검찰과 협의하겠다”며 “원래 검찰 사무규칙에 의하더라도 조사할 때는 방식이나 시기를 다 협의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이 그런 것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말하며 변호인을 언제 선임할 예정인지, 당내 인사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를 포함한 당 최고위원들과 많은 의원은 당 대표를 향한 무도한 수사에 소환 출석을 만류하거나 더 숙고할 것을 요청했지만, 국민과 당을 위해 탄압의 칼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응하겠다고 결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적이익은 단 1원도 취한 적이 없고 성남시와 공적이익만을 위해 일로 매진했던 사건의 진실과 이 대표의 진심을 믿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의 출석 결단이 국민의 걱정과 당원의 응원 속에서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 부당한 탄압을 이겨낼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일정 조율 없이 당 대표를 소환했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그는 “검찰공화국에서 정치검찰이 역사상 유례 없는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 수사를 벌이고 있는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어 “이미 종결된 사건을 끄집어내면서까지 이 대표를 소환하려면 최소한 무슨 근거로 성남FC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히는 게 상식”이라며 “하지만 검찰은 최소한의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소환 통보했다. 동시에 언론에 흘려 망신주기한 것도 잊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정면돌파를 선택하긴 했지만, 어떤 대응방식을 택하느냐는 향후 성남FC 사건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 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면 조사로 응한다면 이전부터 지적이 나왔던 ‘이재명 방탄’ 프레임이 더욱 굳어질 수 있다. 검찰의 소환에 응한다면 제1야당의 대표, 대권 주자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향후 검찰 권력에 휘둘리는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또 지지층 아닌 대중에게는 유죄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등에 출연해 “이 대표는 나가서 조사받겠다, 카메라 앞에 서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주위에서 말렸다”며 “저희가 나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이 대표가 입장 발표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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