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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 애머스트의 도로에 눈이 쌓인 가운데 차량이 고립돼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뉴욕 인근 덮친 겨울 폭풍

버펄로에선 182눈더미

눈 쌓인 차도로 곳곳서

최소 34명 폭풍 관련 사망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눈더미에 묻혀가는) 이 차 안에 있으면 내 아이들과 함께 여기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눈 폭풍을 뚫고) 대피소 문을 통과했을 때 울었어요. 내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일이에요.”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 주민 디트작 일룽가는 23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있는 친척들을 방문하러 딸들과 함께 버펄로를 지나던 중이었다. 겨울 폭풍으로 눈보라가 친 가운데 이들은 엔진을 가동하고 눈속에 파묻힐뻔한 채 몇 시간을 차 안에서 보냈다. 차량의 연료가 거의 바닥난 24일 오전 4시 일룽가는 거세게 몰아치는 눈폭풍을 무릅쓰고 인근 대피소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6세 딸을 업었고, 16세 딸은 강아지를 안고 필사적으로 눈더미를 헤쳐나갔고 겨우 대피소에 갈 수 있었다고 AP통신에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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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애머스트의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버펄로 지역을 강타한 겨울 폭풍 이후 앰뷸런스 한 대가 도로에 고립돼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치명적인 겨울 폭풍이 강타한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날씨 관련 사고로 최소 34명이 사망했다고 25(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사망자수는 매체마다 차이를 보였는데, 대체로 이후 사망자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NBC 뉴스 집계 기준으로 최소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했고, CNN은 총 2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겨울 폭풍은 미국의 2/3에 영향을 끼쳤다. 캐나다 인근 오대호에서 멕시코 국경을 따라 리오 그란데까지 영향권에 들어갔다. 미국 인구의 약 60%가 폭풍에 영향을 받은 가운데 눈보라와 폭설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단시간에 퍼부어진 눈 때문에 차량 안에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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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치토와가의 한 동네가 눈으로 뒤덮여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대부분의 폭설은 뉴욕 서부 이리호 가장자리에 있는 버펄로 인근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주변보다 따뜻한 이리호 위로 찬 공기가 이동하면서 폭설로 이어졌다. 당국은 운전 금지령을 내렸고, 연휴인 주말 내내 도시를 마비시키는 추위가 계속됐다. 문제는 단시간에 쏟아진 눈으로 비상대응 구조력까지 발이 묶인 상황이 되면서 사망자가 폭증했다.

버펄로 지역 사망자는 전날 3명에서 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4일 아침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4명 중 일부는 자동차와 눈더미에서 발견됐다. 경찰 당국은 사망자 수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백명의 이리 카운티 운전자들이 주말 동안 차량 안에서 발이 묶였었고, 주 방위군이 구조를 돕기 위해 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버펄로 지역에는 152(5피트)의 눈이 쌓이기도 했다. AP 통신은 182(6피트) 높이의 눈더미로 거의 뒤덮인 자동차와 수천 채의 집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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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버펄로의 한 주택가에 차량이 눈에 파묻혀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25일 기자들에게 바이든 행정부가 뉴욕주의 연방재해 선언 요청을 지원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호컬 주지사는 약 200명의 주 방위군이 뉴욕 서부에 동원돼 경찰과 소방대원의 구호를 돕고 건강검진을 실시하며 대피소에 물품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에정이라고 말했다. 뉴욕 서부 찌역은 이틀간 정전이 발생해 구조 작업이 거의 불가능할 때가 많았다.

미국 전력업체인 파워아웃티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2515만곳 이상의 미국 가정과 사업체에 전기가 끊겼는데, 이는 전날 전기가 끊긴 180만곳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버펄로에서는 주민의 16%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했다.

항공편 추적업체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 기준 기준 미국에서 1707편 이상의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날 기온은 오르기 시작했지만 미국 중부와 동부 전역에서 평균보다 낮았다. 걸프만 인근까지 영하권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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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 애머스트의 진입로에 눈이 쌓여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버펄로 공항은 25일까지 거의 121(4피트)의 강설량을 기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이날 오후 버펄로 남쪽에는 시간당 5~7의 눈이 내리면서 시야가 심하게 제한되는 화이트아웃 상황이 지속됐다.

뉴욕주 이리 카운티에서는 26~93세 사이 12명이 사망했다. 켄터키에서는 충돌사고로 운전자 6명이 사망했다. 오하이오에서는 감전사고와 자동차 관련 사고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 테네시, 캔자스, 콜로라도에서 극심한 추위나 날씨로 인한 차량 사고와 관련된 다른 사망이 보고됐다.

경찰 당국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룬레이크(Loon Lake) 인근의 빙판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24일 버스 사고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입원했다고 25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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