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이번주 들어 더욱 매서워진 한파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전국 대설·한파 피해는 25일 오전 기준 동파 926건(계량기 922, 수도관 4), 시설물 붕괴 380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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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23일 전라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전남 담양군 담양읍 아파트 주민이 집앞에 주차된 자동차에 쌓인 눈을 쓸어내리고 있다.

기상청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전날까지 제주 한라산 사제비(산지) 92.4㎝ 등 전국 대부분에 많은 눈이 내렸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최심적설량(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측정한 눈의 양)은 광주 40㎝, 전남 화순 30㎝를 기록했다. 광주의 경우 기상청이 적설량을 관측한 1939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대 60㎝가 넘는 폭설이 내린 전북에서는 236건의 시설물 붕괴 피해가 접수됐다. 건축물이 5건이고, 비닐하우스 189건, 축산 42건 등이다. 제설 역량이 한계에 부닥치자 강원도에서까지 특수제설차 등 장비 7대 등 제설 지원이 이뤄졌다. 비교적 따뜻한 기후로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 전남 여수도 전날 적설량 5㎝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익산과 정읍, 임실, 부안 등 4개 시·군에서 시설 작물과 밭작물이 쌓인 눈에 파묻혔다. 현재까지 냉해 면적은 2.8㏊로 집계됐으나 신고가 잇따르면서 피해는 대폭 커질 전망이다. 순창지역 마을 2곳에서는 수도관 동파 등으로 343가구가 단수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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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충남 천안지역에 23일 오후 폭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 시민이 두정동 통계청 천안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에서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시설하우스 84농가 137동 8만 184㎡와 축사 시설 13농가 35동 1만 2647㎡가 폭설 피해를 봤다. 시설하우스 피해는 담양과 장성에 집중됐다. 재산피해액은 시설하우스 7억 400만원, 축사 시설 4억 5800만원 등 총 9억 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고 30㎝ 눈이 내린 충남 서천에서도 중단된 시내버스가 다시 운행되고 있으나 산간 마을엔 제설이 원활치 못해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정부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대설과 한파로 인한 전북, 전남, 제주 지역 등의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긴급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번 대설·한파로 발생한 비닐하우스 붕괴 등 각종 시설물 피해에 대해 신속하게 피해조사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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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남 담양군 대전면 한 딸기 재배 시설 하우스에서 농장주가 폭설 피해를 입은 딸기 모종들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이날 전북 전주시·김제시 등을 방문해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 이 장관은 관계기관이 총력 대응해 피해복구를 신속히 하고 제설작업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에 17년 만의 기록적 폭설이 내렸는데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설치 등 예방사업의 결과”라며 자연재난 대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눈은 그쳤지만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여전히 전국이 강추위 영향권 아래에 있다. 한파경보는 경기·강원·충북·경북 등의 산간·내륙 지역에 한파주의보는 서울·대전·세종과 충남·전남·전북·경북 일부 시군 등에 내려졌다. 중국 북부에서 우리나라로 남하하는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내일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7도까지 하락하는 등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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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거리에서 관계자가 건물 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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