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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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쉬움과 과제들을 남긴 채 2022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특히 올 한 해 동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사상 최대 규모였다. 1월 7회, 2월 1회, 3월 4회, 4월 0회, 5월 3회, 6월 1회, 7월 0회, 8월 0회, 9월 3회, 10월 5회, 11월 2회, 12월 현재까지 4발을 쏜 상태이다. 아무튼 현재까지 통계로 북한은 올해 들어 ICBM 8회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36차례, 71발을 쐈고 순항미사일 3차례를 발사했다. 이것을 돈으로 계산하면 대략 3억 4천만 달러 내지 5억 3000만 달러(4420억원 내지 6890억원)이다. 북한의 경제 규모로 볼 때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런 미사일 발사로 국력이 신장되고 군사강국으로 올라섰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다만 그들의 입만 극성을 부리고 있을 뿐, 얼마 전 북한은 “2022년은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가 인민의 생명선이 되고 국가발전의 동력이 됐으며, 무수한 기적을 창출한 대승리의 해, 대비약의 해”라고 자화자찬했다. 북

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올해 결산 기사에서 “올해는 당중앙이 가리키는대로 하면 만사가 다 잘되고 당이 구상하는 것은 아무리 방대한 것이라도 반드시 변혁적 실체로 이어진다는 불변의 공식을 다시금 확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올해는 공화국(북한)의 70여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맞다드는 위기가 겹쳐들었던 엄혹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전망을 예측할 수 없는 사태들은 그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난관 돌파의 명안을 적시에 제시한 김정은 총비서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 성과적으로 평정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올해 중요 당과 국가회의를 지도한 차수는 공식 보도된 것만도 16차례나 된다”며 “연이어 중요 당 회의들을 소집하고 명확한 방도들을 제시해 우리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투쟁의 보검을 안겨주었다”고 추켜세웠다. 계속하여 신문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방역대전의 나날 김 총비서는 1772건에 2만 2956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문건을 보아주고 중앙비상방역기관과 평양시내의 약국을 찾으며 불면불휴의 노고를 바쳐왔다”며 김 총비서의 영도력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인민생활은 도탄에 직면한 상태다. 최근 한파와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북한에서 얼어 죽거나 굶어 죽는(동사·아사)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한지로 떠도는 꽃제비(노숙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로 역전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빌어먹거나 훔쳐 먹으며 버티던 꽃제비들이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지역 안전부(경찰서)에서는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영상을 흐리는 꽃제비들을 제때 신고해 구호소에 보낼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꽃제비를 없애려면 그들을 먹일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황해북도의 한 사법기관 간부 소식통은 “요즘 겨울 추위가 닥치고 식량사정이 악화하면서 행방불명된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에 사법당국에서는 행방불명된 주민을 찾는다며 그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전단지를 각 지역 안전부와 인민반에 돌리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한 노동자가 지난 7월 가출해 소식이 두절됐다가 적발됐는데, 11월 다시 행방불명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사법당국에서는 모든 행불자를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범법자로 지목하고 수배령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에 예년 수준의 곡물을 도입한다고 해도 수요량 대비 80여만 톤이 부족해 식량 수급 불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사일 도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었다. 북한은 올해 미사일 71발을 발사했으며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600억원(2억 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 정권의 ‘미사일년’ 광기는 결국 ‘미친년’이라는 오명으로 북한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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