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분노 “기본권 침해”
지난주엔 女 대학교육 금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여성의 대학교육 금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번엔 서한을 보내 여성의 NGO활동을 금지시켰다. 유엔은 여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25일 BBC와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통치자들은 여성 NGO 직원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면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복장규정을 위반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가정의 주 수입원 역할을 하는 여성 아프간 NGO 노동자들은 BBC에 두려움과 무력감을 호소했다. 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한 한 여성은 “내가 직장에 갈 수 없다면 누가 우리 가족을 부양해줄 것인가”라고 물었다. 다른 여성은 “층격적”이라면서 “탈레반의 엄격한 복장 규정을 준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여성은 탈레반의 이슬람 율법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과금 청구서를 지불하고 자녀를 키우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또 한 여성은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국내 및 국제 NGO 모두에게 서한을 보내 이같은 명령을 전달했고, 신속하게 준수하지 않으면 단체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NGO 여성 근무 금지는) 수백만 명에게 필수적인 생명을 구하는 지원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여성은 전 세계 인도주의 활동의 중심”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한 관계자는 “여성이 일할 수 없다면 일부 NGO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면서 탈레반 당국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어 인터내셔널의 멜리사 코넷은 “여성 직원이 다른 여성과 소녀들에게 다가가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여성 없이는 대부분의 국가가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기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상황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교 지도자인 한 이맘은 탈레반의 이 규정이 이슬람적 가치에 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이 이맘은 “이슬람은 남자는 교육할 수 있고 여자는 할 수 없다고 하거나 남자는 일할 수 있고 여자는 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주 초 탈레반은 아프간 대학에 다니는 여성에 대해서도 금지령을 내려 비판을 받았다. 이후 헤라트를 포함한 시위를 촉발시켰고, 탈레반은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무력을 써서 항의시위를 진압했다. 탈레반은 여성이 공원과 체육관에 들어가는 것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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