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100% 개정 절차 마무리
유승민 견제 장치 비판 나와
일각선 윤심 표출 신중론도

image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하는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당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은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친윤(친윤석열)계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 간 연대인 ‘김장연대’가 본궤도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차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방식으로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확대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23일에는 상임전국위에서 관련 당규까지 모두 개정을 완료하면서 제도 정비를 모두 마쳤다. 이후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윤(비윤석열)계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시기가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여권 지지층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유 전 의원에 앞서고 있다. 당원 투표 100% 룰 개정이 유 전 의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과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중꺾마 #유승민”이라는 글과 함께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의 주제곡 영상을 공유했다. 유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쓴 ‘중꺾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인 말로, 지난 10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한국 DRX팀의 멤버가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만약 유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그간 줄곧 제기됐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안장(안철수-장제원)’ 연대 등 친윤계 핵심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원 투표 100% 확대와 결선투표제 도입 영향으로 친윤계로 분류되는 주자들의 합종연횡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김장연대’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장 의원이 지난 21일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해 ‘김장연대’에 대해 “맞선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며 “커피도 먹어보고 영화도 같이 봐 보고 밥도 같이 먹어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의원은 22일 SBS라디오에서 “제가 데이트 전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당권 주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2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면 척박한 수도권 환경을 아는 당 대표 필요하다. 그걸 모르기 때문에 ‘김장연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수도권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 같은 경우는 혼자 힘으로 힘드니까 누군가와 손잡고 영향력 있는 사람하고 함께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누구한테 당대표라는 자리를 맡겼을 때 공정한 공천을 하고 당을 개혁할 것인가 (당원들이) 아주 전략적인 판단, 성숙한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건설교통부 장관 등 각료 차출론도 제기되고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권을 뒷받침하려면 윤심이 반영된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지지층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만약 출마를 결심한다면 친윤 후보군의 교통정리가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윤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 의원들과 당원들 사이에서 누가 더 정부여당의 협력을 이끌어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수 있을지,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윤 대통령이 윤심(尹心)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통령 의중)이 뜨거운 감자였던 지난 2014년 새누리당 당권 경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친박계 핵심 서청원 전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 간 경쟁에서 김 전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었고, 이는 2016년 총선 공천 당시 진박(眞朴) 논란으로 번져 총선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만약 윤심을 너무 강조한다면 오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내 분란을 재연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 전 의원 측에서 윤 대통령이 ‘당원 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고 발언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불법 행위”라고 날선 반응을 보이면서 더더욱 윤심을 공개적으로 표출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쉽게 말해 섣불리 윤심을 드러내거나 친윤계 당권 주자가 한 사람으로 교통정리가 된다면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공세에 직면할 수 있어 윤심 표출 신중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