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image

올해 우리나라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와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 위성인 다누리호 발사에 성공해 세계 일곱 번째 발사체 기술 보유 및 달 탐사국이 됐다. 12월 17일 다누리는 임무궤도 진입기동이 계획대로 정상 수행했다. 달 임무궤도 안착 최종 성공 여부는 마지막 진입기동 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임무궤도에 안착할 경우 달 궤도를 도는 진정한 달 궤도선이 된다. 내년 1월부터 달 상공 100㎞의 원 궤도를 돌며 1년여간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표면 광물 분석, 자기장·방사선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제 우리는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동시에 갖춰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우주 산업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는 세계 우주 산업 규모가 2040년 1조 10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우주는 이제 산업과 경제의 시대로 이미 접어들면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접어들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는 지구궤도 인공위성을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외에도 달기지 건설과 자원 발굴, 화성 탐사 등 더 먼 우주로 뻗어가려는 인류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미래 신기술이 쏟아질 것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11월 우주 경제 강국 실현을 위한 6대 정책 방향을 담은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5년 내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23년 달 착륙 및 자원 채굴, 광복 100주년인 2045년 국내 기술로 쏘아 올린 화성 무인 탐사기 착륙 등이다. 이를 위해 우주산업 육성과 우주인재 양성, 국제공조 주도 등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우주개발 주요 기업들도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산업에 참여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T SAT 등 국내 우주개발 기업 78개사는 정부의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함으로써, 2045년 광복 100주년 대한민국 우주경제 강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정부는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기로 했다. 우주항공청은 뉴 스페이스 시대에 걸맞게 우주항공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에 나설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직접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우주경제 시대를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우주항공청 설립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향후 대통령이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목표 달성을 직접 챙긴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에서 인공위성 제작과 같은 우주기술을 배워간 인구 1000만의 중동 소국 아랍에미리트(UAE)조차도 2014년 우주청을 설립했다. UAE는 그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한국보다 앞서 참여했다. 지난해는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 우주산업은 이미 과학을 넘어 국방·환경·해양·산업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범부처 간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우주 항공 분야에서 과기정통부와 국방부 등 부처 간 큰 벽이 존재하는 현 구조에서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고 우주강국 달성도 지난하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미국·러시아 등 먼저 우주에 진출한 우주 강국들을 빠르게 추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국가 우주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탄생할 우주항공청도 부처 간 장벽에 얽매이지 않고,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