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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동용승의 글로벌 경제안보 분석

미래를 보는 거울 인구

골드만삭스 세계 경제규모 전망

인구대국이 세계경제 쥐락펴락

현재 1위 미국 2075년엔 3위로

2050년부터 1위는 중국이 차지

인도 급부상 20752위로 올라

[핵심요약]

미래 예측을 위한 통계 인구수

20~30년 정도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가장 정확한 통계치는 인구수다. 갓 태어난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 이후를 예측하는 데 특히 유효하다. 지구의 토지는 주어진 조건에서 인구가 팽창함에 따라 오랜 사이클을 두고 지정학적 역학관계까지 변하기 마련이다. 인구문제도 안보의 중요 영역 중 하나인 것이다.

감소하는 인구 부각되는 이민자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임에도 200여년 전에 유럽에서 건너와 기득권을 형성한 계층이 트럼프 정권 때 백인보호주의를 앞세우며 이민을 억제했고, 정체성이 흔들렸다. 여파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동북아 3국 즉, 한국, 일본, 중국은 인구문제에서 거의 속수무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국 모두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다. 인구 증가율만 볼 때 지금 추세라면 한국은 100여년 후에 지구상에서 국가명이 소멸하지도 모른다는 국가 안보 차원의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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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

20221115일 기준 세계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예측에 따르면 2057년에 100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원년에 약 2억명으로 추정됐던 세계인구가 2057년이면 100억명이 된다.

20~30년 정도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가장 정확한 통계치는 인구수다. 갓 태어난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 이후를 예측하는 데 특히 유효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세계에는 베이비 붐 현상이 나타났다. 1980~2000년대까지 이어지는 세계적 호황은 베이비 붐 세대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세대가 경제활동에서 은퇴하면서 세계 경제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적어도 수십년 전부터 지금의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인구통계 지표가 있었다. 수십년에 걸친 대비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일종의 사치라고도 할 수도 있다. 지구의 토지는 주어진 조건에서 인구가 팽창함에 따라 오랜 사이클을 두고 지정학적 역학관계까지 변하기 마련이다. 인구문제도 안보의 중요 영역 중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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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12.19
중국과 인도의 인구수 변화

세계 인구의 두 주역은 중국과 인도다. 기원년에는 인도가 7500만명, 중국이 5900만명으로 인도와 중국이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현상은 변함이 없다. 2022년 중국이 142600만명, 인도가 141200만명으로 순위만 바뀌었고 2023년이면 다시 인도가 앞설 전망이다. 인구 4억 이상의 국가도 두 나라뿐이며, 세계 인구의 약 23%를 차지한다.

최근 골드만 삭스에서 예상한 세계경제 순위는 2022년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순인데 2050년이면 중국,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독일 순이고 인구 100억명이 넘어선 2075년에는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순이다. 향후 50년 이내에서 인구 대국들이 영미계열의 경제 대국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는 인구증가율을 가장 중요 변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이 예상치만 본다면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얼마가지 않아 중국과 인도의 대결로 바뀐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앞서 나가며 누리는 세계 패권도 불과 20년을 넘지 못하고 다시 중국과 인도 사이에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도사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구 대국 중국과 인도는 유사 이래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좀더 엄밀히 말한다면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이 서로를 존중해 왔다. 인도는 중국에 불교를 전하며 차이나(China)라는 국제적 명칭을 붙였고, 중국은 인도를 천축국이라고 호칭하며 정신세계를 의존해 왔다. 그런데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청나라 때다. 청나라가 티베트 지역을 복속하며 불씨가 지펴졌다. 청나라 멸망 이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영국-티베트-중국 삼자 간에 맥마흔 라인(McMahon Line)’으로 불리우는 중국-인도 국경선이 생겼다. 중국은 티베트가 독립국이 아니므로 티베트-인도-중국 간의 국경선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국경조약을 승인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와 사회주의 국가로 바뀐 중국 간에 국경분쟁이 시작됐다. 1962년 중-인 전쟁이 발발하고 사실상 교류가 중단돼 왔다. 최근에도 양국 국경수비대 간에 몽둥이 싸움이 일었듯, 잠잠하다가도 간헐적으로 충돌을 보이고 있다.

더 주목해 봐야 할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인도 관계다. 미국은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손잡고 있다. 인도는 냉전시절 파키스탄 및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소련과 깊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 전통은 인도-러시아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시장의 대안으로 인도를 생각하며,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선 인도와의 군사협력이 필요하다. 인도는 미국과 적극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러시아 문제에서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들여오는 이익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이 본격화될수록 인도의 필요성은 커지게 된다. 미국이 구소련을 상대로 봉쇄정책을 할 때 구소련을 견제할 세력으로 중국을 택했던 것처럼 현재의 미국은 인도를 택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세계 경제 전망에서 불과 10여년 전에 남북한이 통일하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냈던 것처럼, 2075년이면 인도가 중국 다음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 은근히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인도와 중국 국경에서 소규모 충돌이 일어난 것은 오비이락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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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12.19
미국동북아3국 인구감소 대책은

미국이 중국과 인도를 이용해 세계 패권 경쟁국들을 활용하는 데 감안한 주요 요인은 인구다. 한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인구규모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세계를 주도했던 유럽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힘이 미국으로 넘어가자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유럽통합을 추진했다. 2022년 유럽연합의 인구는 약 5억명이며 경제규모는 미국과 맞먹는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인구증가율은 정체됐지만, 유럽통합과 이민 수용 및 노동력 이동의 유연성 등을 통해 향후 뚜렷하게 보이는 인구감소 추세에 공동으로 대처해 가고 있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국가다. 미국의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이민자의 숫자에 비례해 인구 피라미드가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이민 관련 법규를 정비, 강화하면서 이민을 통제하기는 했지만 원칙적으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이민정책을 실행하면서 미국 인구 문제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는 듯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의 인구수는 20~30년 후를 예측하는 지수라기보다 이민자 수도 중요 변수이기 때문에 예측주기가 다소 짧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수정했지만 그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이민자의 나라임에도 200여년 전에 유럽에서 건너와 기득권을 형성한 계층이 백인보호주의를 앞세우며 이민을 억제함에 따라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 3국 즉, 한국, 일본, 중국은 인구문제에서 거의 속수무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은 통합과 이민으로 인구감소를 대처해 가고 있는 반면 동북아 3국은 통합을 거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적 통합이 진행되지 못하는 유일한 지역이 바로 동북아 지역이다. 지정학적으로 근접해 3국 간 경제 및 인적교류가 가장 활발하지만 이념과 가까운 과거의 침략과 피해의 역사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성장궤도에 올라서며 인당 소득이 1만 달러를 상회하면서 인구증가 추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1자녀 정책을 폐지했지만 중국 젊은층은 1자녀를 선호한다. 한국은 선진국에 진입하며 성장이 정체됨과 동시에 인구 감소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3국 모두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공장이나 식당은 돌아가지 않을 정도임에도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농민공의 공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낮지만 조만간 중국도 외국인을 고용해야 할 처지가 될 듯하다. 인구 증가율만 볼 때 지금 추세라면 한국은 100여년 후에 지구상에서 국가명이 소멸하지도 모른다는 국가 안보 차원의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용어 설명]

투키디데스 함정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서 기존 패권국가와 충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신흥 강국의 부상에 기존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끼고 무력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 하면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고대 아테네의 장군이었던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맥마흔 라인

중국과 인도 간 사실상 국경선 중 하나이며, 티베트 지역과 인도 북동부의 경계이다. 청나라가 신해혁명으로 망하고 티베트가 사실상 독립국이 되고 난 이후인 1914년 인도를 지배한 영국과 중화민국, 티베트가 삼자 협정으로 맺은 국경선이다. 당시 중화민국은 이 조약을 승인하지 않았다. 중화민국은 티베트가 독립국이 아니라며 티베트-인도-영국 간 국경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인도 국경분쟁의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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