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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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해·공군 합동군사훈련을 동해에서 실시했다. 상당한 규모의 이례적 군사훈련이었다. 이에 더해 중·러 합동 전략폭격기 편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했고, 한국 공군 F-15K가 긴급 발진해 근접 공중작전을 했다.

지난 11월 15일 중·러는 양국 해군 간 합동수상전투단을 구성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동중국해로 진입했으며, 대만과 인접한 일본 난세이 군도 부속 요나구니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 해군 Type 052DL형 구축함, Type 054형 프리깃함, Type 903형 해상군수지원함,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소속 살바급 순양함 바야그함과 우다로이급 구축함 에드미랄 코르쉬프함, 불상의 해상군수지원함이 참가했다.

지난 11월 15일 ‘미 해군 연구소 뉴스(USNI News)’는 “이번 중·러 합동수상전투단에 참가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은 지난해 12월 모기지 블라디보스토크를 출항해 올 1월 인도양에서 중국-러시아-이란 3개국 해군합동훈련을 실시한 이후 흑해로 진입하려 했다.

그러나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 1936년에 체결된 보스포루스 해협의 외국 해군함정 진입 협정을 집행하는 튀르키예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해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흑해 진입을 불허했다. 이에 지중해 등에서 훈련을 하다가, 중국 해군과 합동해군 수상전투단을 구성해 훈련을 하면서 모기지 블라디보스토크로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중·러 해군합동훈련이 지난 11월 8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미·일 해군 연합훈련 Keen Sword 2022에 처음으로 호주 해군이 참가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지난 11월 30일 중·러는 공군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서 중국 공군 H-6형 전략폭격기 2대와 러시아 전략군 Tu-95형 전략폭격기가 순차적으로 한반도 주변 남해와 동해상의 KADIZ에 진입했다.

지난 11월 30일 ‘로이터’는 “11월 30일 새벽 5시 48분경 중국 공군 H-6형 전략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KADIZ에 진입해 6시 44분경 이탈했으며, 이후 동해 포항 동북방에 설정된 KADIZ에 다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H-6형 전략폭격기는 오후 12시 18분경 러시아 Tu-95형 장거리 전략폭격기 6대와 합류하고, 러시아 공군 Su-35형 전투기 2대의 근접 엄호하에 울릉도 동북방 200㎞에서 KADIZ에 진입, 동남방으로 연합전략비행을 실시하고 12시 36분경 KADIZ를 이탈했다.

이후 중국 H-6형 전략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형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는 합동으로 남서 방향으로 비행했고, 러시아 Tu-95형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와 러시아 공군 Su-35형 전투기는 KADIZ 외곽으로 이동해 북쪽 모기지 쪽으로 비행해 양국 전략폭격기가 교차 전개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중·러 간 전략폭격기가 연말에 이례적인 합동훈련을 하면서 동해상 한국과 일본 간 중복된 방공식별구역(ADIZ)을 진입하자, 한국 공군과 일본 공중자위대는 각각 자국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감시했다.

통상 ADIZ는 자국의 비행안전과 상대국 군용기의 비행에 대한 조기경보를 위해 설정한 임의의 작전적인 항공기 식별구역이다. 이에 국제법적 효력은 갖고 있지 않아, 진입을 해도 해당국 공군은 물리적 퇴거 조치보다 해당 항공기에 근접 접근해 항적을 식별하고 퇴거하도록 유도비행을 하는 정도의 대응조치를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한·미 공군이 대규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자, 마치 중·러가 합동으로 북한을 지원한다는 간접적인 전략적 시그널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즉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자신들의 군사적 완충지대로 여기는 전통적 안보관을 이번 합동군사훈련으로 재확인시켜 줬다.

향후 우리가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중·러의 군사적 억제력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새로운 숙제가 산처럼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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