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종교 인정 대화의 장·상생의 길 마련, 새로운 종교문화 창출 앞장설 터 

우리나라는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단일민족 국가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예로부터 하늘을 섬기는 민족으로 각 지방마다 다양한 제천문화가 발전해왔다. 그만큼 종교성이 짙은 민족 중에 하나가 우리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실상 다민족 국가요, 다종교 사회로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한 사설단체가 정부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안에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7대 종단을 비롯한 민족종교와 외래종교 등 510여 종단과 종파(미등록 교단, 교파 포함)로 나눠져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이밖에도 파악되지 않은 수많은 종단, 종파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 이렇듯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종교 사회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구조사 결과에서도 우리국민의 50% 이상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됐다. 

최근 사회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한 가지가 종교편향, 종교 간 갈등 문제다. 각 종단의 팽창주의로 잠재된 종교 간 갈등이 수년 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갈등과 오해는 권세나 힘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를 아는 것이 먼저다. 우리 사회 구성원뿐 아니라 각 종단 교인들이 이제는 서로를 참답게 바라봄으로 갈등과 오해의 벽을 허물고, 이해와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다민족, 다종교 사회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언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그 역할 또한 무겁다. 특히, 범종교를 다루는 언론이라면 그 책임이 크지 아니 할 수 없다.

이 시대가 요구하고, 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종교언론의 역할은 무엇일까? 범종교 상생의 길을 제시하고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중도를 지켜야 할 것이다.

종교 현황과 종교언론의 현황

지난해 종교문화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의 종교 현황’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수임 받아 국내외 종교 현황과 종교인구, 각 종단 현황을 자세히 조사해 자료를 내놓았다.

종교문화연구원 자료는 2005년 통계청 자료를 바탕에 두고 최근까지의 연구조사 자료를 더해 미비한 점을 수정 보완해 발표한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종교인구(2005년 통계)는 4700여만 명 중에서 53%가 넘는 2490여만 명이 종교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단(종단) 현황은 교세가 상대적으로 큰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대종교, 그 밖의 종교 등으로 나눠서 조사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른 교단 현황(파악, 미파악)은 불교 168개(103, 65), 개신교 291개(125, 166), 천주교 1개, 원불교 1개, 유교 1개, 천도교 1개, 대종교 1개, 그 밖의 종교 47개(38, 9)로 총 511개 교단, 교파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각 교단에 제출한 자료로 조사한 결과 수치).

 

       

구분

 

불 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대종교

그 밖의 종교

소계

파악

103

125

1

1

1

1

1

38

271

미파악

65

166

 

 

 

 

 

9

240

168

291

1

1

1

1

1

47

511

또한 종교언론 현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언론 현황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그 밖의 종교로 구분해서 자료를 조사했다. 언론은 크게 방송과 정기간행물로 구분 정리했다.

방송 언론 매체(라디오, CATV, 인터넷TV)는 불교 13개(7, 2, 4), 개신교 26개(22, 3, 1), 천주교 6개(5, 1, 0), 그 밖의 종교 5개(4, 0, 1)로 총 50개가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구 분

불  교

개신교

천주교

그밖의 종교

   ◦ 방      송

 

 

 

 

 

   ― 라디오

7

22

5

4

38

   ― CATV

2

3

1

 

6

   ― 인터넷TV

4

1

 

1

6

소계

13

26

6

5

50

   ◦ 정기간행물

 

 

 

 

 

   ― 신문

24

82

3

6

115

   ― 월간

59

130

21

14

224

   ― 격월간

14

37

1

2

54

   ― 계간

9

37

9

4

59

   ― 년2회간

4

9

3

 

16

   ― 년간

1

1

 

 

2

소계

111

296

37

26

470

총  계

124

322

43

31

520

각 종단에서 발행하고 있는 정기간행물(신문, 월간, 격월간, 계간, 년2회간, 년간)은 조사된 것만 수백 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문은 불교 24개, 개신교 82개, 천주교 3개, 그 밖의 종교에서 6개를 발행하고 있다.

월간지를 비롯한 년간에 나오는 간행물은 불교 87개, 개신교 214개, 천주교 34개, 그 밖의 종교 20개 등 정기간행물로 발행되는 곳은 470개가 된다.

방송과 신문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종단에서 발행되고 있는 종교언론 매체는 조사된 자료에서만 봐도 520곳이나 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각 종단의 홍보지로 전락, 신뢰도 추락
편파·왜곡, 죽은 언론 아닌 정론 펴야

많은 종교언론 매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고 냉정하기만 하다. 종교언론의 역할 또한 심각하게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형교단이든 소수교단이든 각 교단에서 운영 발행하는 언론 매체마다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종교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을 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사회인뿐 아니라 종교를 믿는 교인들마저 종교언론을 외면하고 있는 게 사실이며 이는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왜 종교에 부정적인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가. 종교인 스스로에게 되묻고 그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지난해 한 종교 단체가 조사기관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 해법을 엿볼 수 있다.

국민들은 “종교인들의 말과 행실에 있어 신뢰를 찾기 힘들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성직자 스스로도 성직자의 언행불일치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 설문기관이 직종에 따른 신뢰도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종단의 순위는 차이가 있으나 대다수의 종교성직자의 대한 신뢰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종교인과 종교언론 매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 종단에서 언론을 만들고 언론을 통해 정론을 펴기보다는 홍보(종단소식)의 수단으로 활용, 단순한 홍보 매체로 전락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자문자답을 해 봐야 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고 왜곡 편파보도 하는 것 또한 신뢰를 잃는 한 요인이 된다.

화합과 조화·상생의 공론의 장
새로운 종교문화 창구

한국종교연합(URI코리아) 박남수 상임대표는 종교언론의 역할에 대해 “종교지가 각 종교의 기관지로 역할을 하다 보니 국민이나 일반 시민을 대변하지는 못했다”며 “그렇다보니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했지, 사회 화합을 위한 조화와 상생에는 도움이 안 됐다”면서 제 몫을 못하고 있는 종교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다종교 사회에서 선행돼야 할 문제는 다른 종교를 어떻게 하면 이해하고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타종교를 인정할 때 종교 간 평화와 상생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상임대표는 “언론은 독자가 알고 싶어 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 그리고 소외된 이웃, 소수종단의 의견을 듣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범종교가 함께 한다면 종교가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도 있다”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지는 사시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회 화합과 종교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종합일간지로 창간됨을 밝힌 바 있다.

기획면은 단순한 소식만을 다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갈등을 해소하고 타종단 간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새로운 종교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마련한 것이다.

또한 낮은 자세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정도정론의 길을 걷고자 한다.

이를 통해 범종교들인이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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