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
한양 방어 위해 완성한 성곽
유산 통합 보호관리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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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백악산 구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12.14

[천지일보 서울=송연숙 기자] 조선 왕조의 수도 한양의 방어를 위해 18세기에 완성된 성곽군인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이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올랐다. 2021년 세 개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통합등재를 추진한 지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은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에 걸쳐 있는 성곽 군으로 ▲수도를 둘러싼 한양도성(사적) ▲위급 시 왕과 백성이 피난할 목적으로 쌓은 북한산성(사적)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둘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으로 구성돼 있다.

시 관계자는 “우선등재목록은 등재신청 추진체계 및 연구진 구성, 등재기준을 충족하는 연구결과, 보존관리계획 등의 요건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며 “현재 국내 총 13건의 잠정목록 중 ‘한양도성’ ‘대곡천 암각화군’ 2건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 및 경기문화재단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각자 추진해왔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공동 추진 권고에 따라 2021년부터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의 유산으로 묶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고자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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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춘대성 홍지문 및 오간수문.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한양도성연구소 ⓒ천지일보 2022.12.14

지난 2012년 잠정목록에 오른 한양도성은 2017년 자문기구 심사결과 ‘등재불가’ 권고를 받아 등재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또 경기도는 2018년 북한산성을 잠정목록으로 등재하고자 했으나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부결 결정과 함께 한양도성과의 연속유산 검토를 권고받았다.

이에 한양도성과 탕춘대성 등의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와 북한산성 연구 및 관리를 담당하는 경기도, 고양시, 경기문화재연구원은 2021년부터 실무협의회를 통해 세계유산 통합등재를 추진하고자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등재를 위한 TF팀을 운영해 국제학술심포지엄 공동개최 등으로 유산의 보편적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썼다.

◆한반도 수도방어시설 상징적으로 보여줘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은 고대로부터 18세기까지 한반도에서 수도방어시설의 유형과 축성기술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선시대 숙종(肅宗, 1674~1720 재위)은 무너졌던 사회 경제적 토대를 복구하고자 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차례로 겪은 상처가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숙종은 대동법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화폐인 상평통보의 발행과 유통 등의 정책을 펼쳤다. 또 한편으로 1704년 무너진 한양도성을 고쳐 쌓고 북한산성(1711), 탕춘대성(1715)을 새로 쌓아 외부의 위협에 대비하는 등 수도방어시설을 정비해 조선 후기 중흥의 시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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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 (제공: 경기도) ⓒ천지일보 2022.12.14

고대로부터 전승된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의 이원화된 방어체계를 18세기 수도방어전략의 방어에 대응해 차단성으로 연결해 일체화된 방어시설로 구현한 점은 18세기 초 수도성곽 유형의 창의적 발전을 입증해 준다.

또 당대의 신기술인 표준화된 소성석 축성기술 적용, 성벽의 축성 및 보수와 관련해 각자성석 등의 기록자료가 잘 남아있는 것은 다른 성곽유산과는 차별된 중요한 가치이다.

한편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기까지 등재신청후보 선정, 등재신청 대상 선정 등 국내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최종적으로 등재신청 대상이 되면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해 그로부터 1년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현장실사 등 여러 차례 평가를 거친 후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를 통해야만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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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연융북한합도(都城鍊戎北漢合圖)’ 속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2.12.14

이에 서울시·경기도·고양시 및 경기문화재단은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조선의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에 대한 학술연구와 국내외 유사유산과 심도 있는 비교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위한 통합관리체계도 갖춰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경기도·고양시와 내년 상반기 중에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 공동등재와 관련해 기관 간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통합보호관리계획 수립 등 관련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과 관리 등의 사항에 대해 다방면의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3개 지자체가 합심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특히 앞으로 통합보호관리계획 수립 등 등재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과제들이 남아있는데 함께 힘을 합쳐 한국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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