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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 관계자가 지난 10월 31일 흐멜니츠키 지역 상공에서 격추된 Kh-55 러시아 순항 미사일에 장착된 핵탄두 시뮬레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러시아아가 핵무기 중 Kh-55 1기를 빼내 이 미사일에서 핵탄두를 분리해 불발탄으로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다고 전했다. (출처: AP·연합뉴스)

1970년대 우크라 군수공장서 제조

핵탄두 탑재용 순항미사일 이용

, 핵탄두 제거하고 위장해 공격

불발탄우크라 방공망 교란작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290일을 넘기고 이미 소모전(장기전)으로 바뀌면서 양측은 더 많은 미사일을 양측에 쏟아붓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전략을 바꿔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너뜨리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2(현지시간) 미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마흐무트 전투에서 점진적으로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후된 포탄에 의지하는 러시아군은 최근 불발탄 사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이 불발탄은 공격용으로 발사됐지만, 단순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교란시키기 위해 일부러 불발탄을 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발사하는 불발 미사일에 대한 정보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에서 일부 확인됐다. 1990년대 우크라이나 비핵화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넘겨준 핵 순항미사일에서 핵 탄두만 제거해 사용하는 위장 공격이 이뤄졌다는 것.

우크라이나 군정보국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크라이나로 발사된 미사일 잔해 속에서 발견된 이 미사일은 1970년대 우크라이나 군수공장에서 제조된 핵탄두 탑재용 Kh-55 순항 미사일이다. 미사일은 핵탄두를 제거하고 탄두가 탑재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위장하기 위한 안정기가 추가돼 있었다. 1990년대 비핵화를 다짐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넘긴 미사일 중 일부다. 지난달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2개가 발견됐다.

NYT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생산한 무기를 미끼로 사용하고 있었다그들은 전략적 목표를 수행했다. 미사일을 보내면 우크라이나가 대공 방어 시스템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러시아가 불발탄을 우크라이나 상공에 발사하면, 우크라이나 대공 방어 시스템은 이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 측 미사일이 활성화 상태인지 불발상태인지 파악 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러시아 불발탄을 제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도 미사일을 소진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거짓표적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교전된 후 러시아 폭격기는 파괴적인 탄두를 장착한, 보다 현대적인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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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 관계자가 지난 10월 31일 흐멜니츠키 지역 상공에서 격추된 Kh-55 러시아 순항 미사일에 장착된 핵탄두 시뮬레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러시아아가 핵무기 중 Kh-55 1기를 빼내 이 미사일에서 핵탄두를 분리해 불발탄으로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다고 전했다. (출처: AP·연합뉴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모든 탄도 미사일과 Tu-160 Tu-95 전략폭격기를 넘겼다. 러시아가 Kh-55 미사일을 이들 전략폭격기에 탑재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과거 미사일을 미국에 넘겼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또 다른 3~5차례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충분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현대적인 정밀 미사일 비축량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 군수 공장이 2018년 이후 240기의 정밀 Kh-101 순항 미사일과 약 120기의 해상 기반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달에 약 40개의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디언과 AP등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추가 방공망 지원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자국을 돕기 위해 더 현대화된 무기를 제공하라고 다시 한 번 압박하면서,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철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여전히 포병과 미사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대식 전차가 필요하다. 또 로켓과 더 많은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하다며 군사 장비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위한 자금 377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핵 무기 #러시아 교란작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블라디미르 푸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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