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 5.2%
휘발유·식료품 기대물가 둔화
5%대 물가, 코로나 전보다 부담
연준 목표치까지 5년은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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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들이 내년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몇 년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고물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가계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중간값)를 기록했다. 이는 10월 조사 때보다 0.7%p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뉴욕 연은 기대 인플레이션은 6월에 6.8%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10월에 5.9%로 반등한 바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상승 기대가 누그러진 것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응답자들은 앞으로 1년간 휘발유 가격이 4.7%, 식료품 가격이 8.3% 각각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1갤런(1갤런=3.8ℓ)당 3.262달러로 한 달 전 평균값(3.783달러)보다 0.521달러 내렸다. 근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초반대까지 내려왔으며 식료품 가격 예상치(9.1%→8.3%) 역시 떨어졌다.

집값 하락 전망이 높아진 점도 기대인플레이션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1년간 주택 중위가격 변동률은 전월(2.0%) 대비 급락한 1.0%로 예상됐다. 이는 2020년 5월(0.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준 공격 긴축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수요는 갈수록 줄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 

향후 1년간 임금상승률 전망치도 전월보다 0.2%p 낮아진 2.8%로 집계돼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 소득 증가율은 4.5%로 전달보다 0.2%p 상승해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소폭 하락했다. 향후 3년 기대인플레이션율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3.0%, 2.3%로 10월 조사 때보다 0.1%p 하락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7.7%로 집계된 가운데 13일 발표 예정인 11월 CPI는 7.3% 상승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예상했다.

다만 정점론이 곧 물가 안정을 뜻하는 것은 아닌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의 저물가와 비교하면 5%대는 초고물가로 여겨진다. 연은은 최소 5년이 지나야 연준 목표치(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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