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금 줄이고 美국채 비중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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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9월 말(4천167억7천만달러)보다 27억6천만달러 줄어든 4천140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20억 달러 넘게 증가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환산액이 증가했고, 외환당국이 보유한 현금자산을 매도해 미 국채를 사들인 데 영향을 받았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61억 달러로 전월 말(4140억 1천만 달러) 대비 20억 9천만 달러 늘었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의 증가 전환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3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화를 시중에 풀면서 8월(-21억 8천만 달러), 9월(-196억 6천만 달러), 10월(-27억 6천만 달러) 3개월 연속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일시적 감소 요인인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금융기관 외화 예수금 축소 등에도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달러화 가치는 큰 폭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6.82로 전월(110.75)보다 3.5%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가 평가 절하되면서 유로화·파운드화 등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은 증가했다. 유로화가 미 달러화 대비 3.7%, 영국 파운드화는 3.0%, 호주 달러화는 4.4% 높아졌다. 일본 엔화는 6.4% 낮아져 강세를 보였다. 엔화는 자국통화표시법(엔·달러)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미 달러화 환율 상승이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말 1424.3원에서 11월 말 1318.8원으로 7.4%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656억 2천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32억 7천만 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16억 1천만 달러 줄어든 266억 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자 현금성 자산인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이고, 미 국채를 매수해 유가증권 보유 비중을 늘린 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 비중은 10월 6.8%에서 11월 6.4%로 소폭 축소됐다.

특별인출권(SDR, 146억 5천만 달러),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3억 6천만 달러)’도 각 3억 4천만 달러, 1억 달러 늘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 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0월 말 기준(4140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 524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 1946억 달러)과 스위스(8833억 달러), 러시아(5472억 달러), 대만(5428억 달러), 인도(534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31억 달러), 홍콩(4172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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