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반토막’ 이하로
‘묻지마 청약’도 사라져
‘고분양가’ 속출에 매력↓
약세장에 청약 이점 줄어
“흥행, 까봐야 알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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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7일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지난 4월부터 6개월 간 중단됐던 재건축 공사가 재개됐다. 조합은 지난 15일 임시총회를 열고 공사 재개를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의 모습. ⓒ천지일보 2022.10.17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고금리로 부동산 매매시장은 물론 청약시장까지 얼어붙은 가운데 이달 분양시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장위자이레디언트’ 등 서울에서 6000가구 규모의 일반분양물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의 ‘반토막’ 이하로 줄어들어 서울에서도 이른바 ‘묻지마 청약’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번 분양의 흥행 여부에 따라 추후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쟁률 8:1… 전년 40% 수준

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7.93대1이다. 이는 지난해(19.79대1)의 40.0%다.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청약시장에 달려드는 투자자들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른바 ‘묻지마 청약’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청약 열기가 뜨겁기로 꼽히는 서울의 경쟁률도 지난해 평균 164.13대1에서 올해 21.91대1로 13.3% 수준으로 급감했다. 분양가 상한제 개편, 공사비 분양으로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의 분양이 미뤄졌고, 이자부담이 커진 상황에 더해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마저 자리를 잡으면서 경쟁력이 사라진 영향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폭을 반으로 줄였지만,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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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둔촌주공·장위자이 분양에도 ‘우려’ 

특히 하락장이 계속되면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조차 주변 시세보다 비싼 경우가 등장하고 있어 서울의 ‘청약 흥행 불패 신화’도 위태위태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먼저는 오는 6일 특별공급에 들어가는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 84㎡의 분양가를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단지는 9억 3000만원~10억 2000만원에 책정됐다. 인근의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의 시세가 8억 5000만원~9억 5000만원으로 떨어진 것과 비교해 분양가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가 12억 9600만~13억 1000만원대로 같은 면적의 송파구 ‘헬리오시티(17억~20억원)’보다는 저렴하지만, 같은 구의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14억~16억원)’과는 비등비등하다.

아파트값 약세가 계속될 경우 “분양보다는 이미 준공된 아파트를 사는 게 낫지 않겠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세금과 옵션가격,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분양 시 부여되는 2년 거주의무와 8년 전매 금지 제한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금리 인상기조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흥행 참패’의 우려가 나오면서 서울에서도 ‘이자 후불제’ ‘중도금 무이자’ 등 특혜를 내거는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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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추진위)가 설립된 지 19년 만이며, 도계위에 최초 상정된 지 5년 만이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 ⓒ천지일보 2022.10.20

◆내년부터 줄줄이 분양 흥행 추이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달 청약시장의 흥행 여부에 따라 추후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6000가구를 1만 2000가구로 탈바꿈하는 역대급 재건축 사업인 올림픽파크포레온(4786가구)과 장위자이레디언트(1330가구)의 일반분양만 6116가구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이 두 단지의 분양 이후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 재건축 단지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라 흥행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는 이유도 있다.

만약 이 두 단지의 청약 흥행이 성공으로 끝날 경우 고금리로 얼어붙었던 분양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일 오픈한 해당 단지들의 견본 주택에 하루 3000~4000명 수준의 방문객이 몰리며 기대를 끌기도 했다.

한편 흥행여부가 어떻게 될지는 ‘까봐야 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부담이 여느 때보다 큰 만큼 일부 저층과 초소형에선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기준금리 상승폭이 둔화됐을 뿐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발해지기 위해선 많은 걸림돌이 남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되 추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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