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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둔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2

영하권 날씨 속에서도

다시 한번 더 “대~한민국”

한파 녹일 쉼터 텐트도 설치

한 손엔 핫팩 한 손엔 태극기

“2002년처럼 포르투갈 누르길”

[천지일보=김한솔·최혜인 기자] “너무 춥지만 가나전에서 아쉽게 진 게 분해서 힘을 보태려고 나왔습니다.” “간절히 응원할 테니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을 꽁꽁 얼린 한파마저도 축구를 향한 열정을 식힐 순 없었다.

벼랑 끝에 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6강으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포르투갈전을 앞둔 2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 연이은 한파에 체감온도가 영하권에 머물러 있는 추운 날씨를 뚫고 ‘붉은 악마’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추운 날씨로 코와 귀가 새빨개진 아이들은 가족 품 안에서 코를 훌쩍이면서도 즐거워했으며 어떤 이들은 한 손엔 핫팩 한 손엔 태극기를 든 채 응원전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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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 앞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현재 1무 1패로 H조 3위에 머물러 있는 한국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1승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포르투갈전을 이기더라도 가나-우루과이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사령탑에 서지 못하고 김민재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악재 속에서도 시민들은 대표팀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붉은악마 목도리를 맨 채 한파로 홍삼 꿀물로 목을 녹이던 정숙호(가명, 70대, 남, 서울 동대문구)씨는 “승패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선수들 누구 하나 빠짐없이 대견스럽다”며 “벤투 감독이 벤치에 없어도 마음으로 간절히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나라가 2: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 한 골은 자책골일 거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영하권의 추운 날씨를 보이는 만큼 광장에는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난방기구도 마련됐다. 쉼터 텐트 4동은 세종대왕 동상 서 측에 설치됐다.

쉼터에서 일행과 함께 몸을 녹이고 있던 김수범(61, 남, 마포구)씨는 “지난번엔 비가 와 클럽에서 응원했는데 잘 싸웠는데도 결과가 너무 아쉬웠다. 오늘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응원전에 나섰다”며 각오를 다졌다.

벤투 감독에 대해선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그의 모국인 포르투갈과 싸우니까 차라리 불참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농담을 건네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반드시 이겨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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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둔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2

이날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만큼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옷을 입거나 약속이라도 한 듯 모자·장갑·목도리 등 빨간색 일색의 복장을 착용하는 등 저마다 단단히 응원전을 준비한 모습이었다. 대형 빨간 태극기를 온몸에 두른 청년과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을 입은 채 서로의 모습을 찍어주던 시민들도 보였다.

연인끼리 함께 거리응원을 하러 가는 게 소원이라는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박혜연(34, 여, 서울)씨는 “오늘 한파지만 남자친구 소원도 들어줄 겸 응원 나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나전도 너무 즐겁게 봤는데 이번에도 다치지 말고 잘 싸워줬으면 좋겠다”면서 양손에 쥐고 있던 핫팩을 보여주며 해맑게 웃었다. 

이날 이강인이나 손흥민 등 스타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시민들도 많았다.

볼 양쪽에 월드컵 스티커를 붙인 서가은(25, 여, 서울)씨는 “어젯밤 꿈에 황금 돼지와 이강인이 나왔다. 이건 반드시 이긴다는 신호”라며 “너무 춥지만 친구들과 꼭 오고 싶었고 가나전에서 패배한 게 분해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절대 다치지 말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빠와 함께 처음으로 거리응원을 나와 들떠있던 조권영(14, 인천)군은 “이번 경기에 손흥민 선수가 선제골을 넣어 주고, 이어 이강인 선수가 골을 넣고, 마지막은 조규성 선수가 헤딩으로 골을 넣으면 완벽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조군은 “대한민국 파이팅, 2002년 때처럼 잘해서 16강 진출하면 좋겠다”고 힘을 보탰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혈투 끝에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누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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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 앞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번 거리응원에서도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분주히 흔들며 시민들에게 길을 안내해줬고 경찰들도 시민 안전을 위해 도로 등 광장 곳곳을 지켰다.

이날 경찰은 우천 속에서도 광화문광장에 1만 5000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를 위해 이 일대에 경찰관 150명, 기동대 11개 부대(680여명), 특공대 20명 등을 투입했다. 지난 우루과이전 때와 비교해 기동대 4개 부대가 추가된 규모다.

세종대왕 동상 옆에는 종합안내소와 응급센터, 운영본부, 경찰·소방 지휘소 등이 들어섰다. 저체온증 등의 환자에 대비할 수 있도록 난로가 설치된 임시대피소도 마련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 일대에 소방관 수십명과 소방차 10여대를 배치해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응원전이 열리는 이날 오후 9시부터 행사 종료 시까지 광화문광장과 가장 가까운 세종문화회관 정류소는 임시 폐쇄된다. 지하철 2·3·5호선은 새벽 3시까지 열차를 특별 운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거리응원전은 전국적으로 벌어진다. 광화문광장뿐 아니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수원 월드컵경기장, 안양 종합운동장, 의정부 종합운동장, 신한대 의정부캠퍼스 체육관 등 전국 6곳에서 수만명이 거리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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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둔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02

#대한민국 #포르투갈 #광화문광장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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