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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미 연준은 올해 마지막 금리 변동 발표를 앞두고 있다. (출처: AFP, 연합뉴스)

글로벌이코노믹

리엔경제연구소 소장 곽수종 박사

미중 간 화해무드의 속내는

 

1975년 이후 미 연준 금리인상

8번 중 6번이 글로벌 금융위기

 

과거 남미 등 개도국 중심 발생

2008년 이후 선진중진국 피해

 

시진핑-바이든 손잡고 웃었지만

대만 투영하는 우크라 상황 촉각

[핵심요약]

올해 마지막 남은 연준 금리

12, 올해 마지막 남은 연준의 공개시장회의에서 한꺼번에 다시 한번 0.7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이견은 있다. 클리블랜드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일정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선 0.5%포인트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쨌든 미국 시민들의 소비 행동을 보여주는 뉴욕 연은은 가계의 자동차 및 주택 수요가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 극단적 금리인상, 피해국 초래

1975년 이후 지금까지 미 연준은 모두 8번의 금리인상을 정점까지 끌고 간 적이 있다. 이 가운데 6번에 걸쳐 글로벌 경제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확률상으로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구상 어느 국가에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75%(6/8)이다. 과거 금융위기가 남미와 같은 개도국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008년 이후 경제 위기는 선진국과 중진국 사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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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역 연준은행장 마다 생각이 다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 아니다 이제 서서히 멈출 생각을 해야 한다. 누구 말이 옳을까.

샌프란시스코 연은 데일리 총재는 추가적 금리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며 적어도 5% 정도가 맞다고 한다. 캔자스 시티의 에스더 총재는 이제 좀 브레이크를 걸 때라고 본다. 금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너무 적게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생각과 너무 과도하게 올리면 경기침체로 금리인상의 후폭풍이 더 큰 경제적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부딪힌다.

제각각 미국 지역 연은 전망

12, 올해 마지막 남은 연준의 공개시장회의에서 한꺼번에 다시 한번 0.7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이견은 있다. 클리블랜드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일정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선 0.5%포인트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쨌든 미국 시민들의 소비 행동을 보여주는 뉴욕 연은은 가계의 자동차 및 주택 수요가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 삭스는 2023년에도 미국 증시의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2023년 말 S&P500지수는 현재 3900대에서 소폭 상승한 4000으로 본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증시 반등은 기업의 수익 증가와 성장률 복원이 우선일 것이다. 기업 수익을 볼려면 매출 전망을 보면 된다. 기업 매출을 볼려면, 미국 소매업체들의 실질 매출을 전망해야 한다.

일단 올 연말 소비시즌 동안 미국 소매업체들의 명목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S&P500 글로벌 시장정보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을 뺀 실질 매출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2% 감소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업률은 자연완전고용에 가깝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전망을 내놓기는 어렵다. 가격 부담 때문이다. 대형 소매업체들도 판매실적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전망이 혼재한다. 그만큼, 금리정책의 향방이 미국경제, 특히 기업들의 매출, 즉 재고 수준 및 가격 변화에 핵심 변수가 된다는 의미다.

미국 경기를 미리 짚어보고, 경기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미국 달러화의 강세 혹은 약세를 얘기할 수도 있다. 금리인상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미국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된다. 에너지 가격조차 경기둔화로 인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상승세를 유지하던 미 달러화 지수는 이와 같은 변수들의 변화로 10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상태다. 즉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과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하락은 동계월 유럽 경기 둔화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다. 여기에 미중 관계 개선, 러시아의 핵위협 우려 감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등도 달러화 약세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 관계가 보여주는 경제 안보

미중 국방부 장관들이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미팅을 했다.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웨이 펑허 장관이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부터 냉각됐던 양국 간의 관계를 다소 해동시키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이번 양국 국방부장관의 미팅은 예런 재무장관과 이강 중앙인민은행장의 북경 회담에 이어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결코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중국 20차 공산당 대회에서 3번 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에게 조건부 임기 연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의 통일 문제를 202721차 공산당 대회 이전에 해결하라는 조건이다. 이 와중에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로 도시 봉쇄 조치가 연일 지속 중이다. 단순히 도시 봉쇄로 해석되어선 곤란하다. 중국 도시 봉쇄는 생산의 봉쇄고 수출 물량의 봉쇄며, 항구 및 물류의 봉쇄가 본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미중 간 대화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시진핑 주석이 푸틴에게 핵 공격에 대한 우려를 심각하게 전달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신뢰다. 과연 이 같을까? 미 상원은 바이든 행정부에 우크라이나에 무장 드론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그레이 이글(Gray Eagle Drone) 드론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전쟁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무기인 동시에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을 사용하여 공격하는 전술에 가장 적합한 대응 수단이라는 평가다. 지난 112216명의 미 상원 의원들은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2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중고도 무장 드론인 MQ-1C 무장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 문제는 중국과 대만 간의 만약에 있을 충돌에서도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입장 정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완벽한 태풍’ vs ‘총체적 난국

경제, 외교, 안보 및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혹자는 완벽한 태풍(Perfect Storm)’이 온다고 하고, 혹자는 2023년에 더 큰 경기 둔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위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한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처음으로 돌이 수면에 닿는 지점엔 물기둥이 치솟는다. 그리고 파도가 일렁이면서 호숫가로 물결이 치게 된다. 바다에서 지진이 나면 쓰나미가 나는 모양과 같다. 미 연준이 2008년 이후 2020년 팬데믹까지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뿌린 돈이 11.2조 달러 규모다. 돈이 풀렸으니, 돈 가치는 없다. 돈 가치는 금리다. 그간 미 연준의 기본 금리는 0% 수준에 머물렀다. 돈 가치가 없으니, 물가는 오른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팬데믹이 발생했다.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중단됐다. 당연히 소비가 줄고 재고 물량이 감소하면서 원가 상승의 부담이 발생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의 동계월 에너지 가격과 밀가루 등 곡물가 상승의 단초가 됐다. 물가가 오를 수 있는 모든 조건들이 다 만족됐다. 이제 남은 건 임금상승이다. 조만간 임금인상 요구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이다. 미국 메타, 아마존, 애플 등 디지털 기업조차 1만명 이상의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쓰나미2023년 한국경제에 들이닥친다는 것이다. 경제지표는 대개 전년동기 대비’, ‘전년동월 대비’, ‘전년 대비식으로 비교된다. 지난해 같은 달과 분기 등의 지표와 비교했을 때 상승 혹은 감소를 보여준다. 그나마 올해 경제 지표들이 경기둔화로 감소는 했지만, 내년에 비해선 높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내년 경제지표들은 올해 성적을 분모에 놓고 계산할테니, 당연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총생산도 감소하고, 매출도 수익도 감소할 것이고,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인건비 상승은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식이다. 여기에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 중 가장 강력한 시한폭탄은 가계부채문제다. 가계부채의 뇌관은 부동산 시장에 연결돼 있고, 이는 다시 금융시장에 연쇄적으로 뇌관이 묶여 있다. 금융시장이 붕괴되면 실물경제가 어떻게 되는지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미 지켜보고 알고 있다. 24년 전에는 외환위기를 경험했었다. 경제 위기는 단순히 수출을 회복하고,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면서 다시 안정기조로 전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계층 간 갈등과 세대 간 충돌은 악화된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희생보다는 나부터, 내 가족 먼저라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를 도드라지게 만든다.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분쟁과 투쟁이 사회에 만연해진다. 경제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분배와 정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경제가 스스로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결국 정치가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 정치도 믿을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총체적 난국’, ‘완전한 태풍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만일 또 다른 위기가 한국경제를 휩쓸게 된다면, 한 경제 및 사회의 미래는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다. 예컨대 1975년 이후 지금까지 미 연준은 모두 8번의 금리인상을 정점까지 끌고 간 적이 있다. 이 가운데 6번에 걸쳐 글로벌 경제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확률상으로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구상 어느 국가에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75%(6/8)이다. 브렉시트 이후 경제정책의 헛발질을 되풀이하는 영국도 강력한 후보고, 도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중국도 강력한 후보다. 한국도 뒤질세라 레고랜드, 흥국생명, 롯데건설 등 채권과 파생금융상품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가 남미와 같은 개도국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008년 이후 경제 위기는 선진국과 중진국 사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무지한 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치 못한다는 것이다.”

[용어설명]

완벽한 태풍

완벽한 태풍(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이란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되는 현상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 경제가 동시에 다발적인 위기에 빠져 대공황이 초래되는 상황을 뜻한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닥터 둠(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011년 이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일련의 경제위기 사건들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 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일으키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건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상품으로 우리말로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다. 이 때문에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대규모 투자은행이 줄줄이 파산하고 미국 금융권 전체가 궤멸적인 타격을 입으며 자본주의 체제를 위태롭게 만든 금융위기의 불길이 전 세계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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