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운영협의회․해군OCS 장교중앙회 공동주최
신영 작가 ‘마요르카의 연인’ 흑백 북 콘서트
옛 흑백다방… 추억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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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저녁 진해 '문화공간 흑백'에서 신영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마요르카의 연인'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렸다. ⓒ천지일보 2022.11.29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해군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진해. 그곳에는 우리의 현대 문화예술사와 역사를 함께한 ‘다방’이 하나 있다. 바로 창원시 진해구 백구로57(대천동)에 위치한 ‘흑백다방’이다. 

지금은 ‘문화공간 흑백’으로 바뀐 이곳에서 29일 신영(본명 신기남, 변호사)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마요르카의 연인(2022, 북스토리)’ 흑백 북 콘서트가 열렸다. ‘마요르카의 연인’은 인권변호사이자 정치인 신기남으로 더 유명한 작가가 2019년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 이후 두 번째로 들고나온 장편소설이다. 

이번 행사는 흑백운영협의회와 해군OCS 장교중앙회 공동주최로 마련됐다. 

1970년대 진해에서 청년 장교로 지냈던 신영 작가는 이번 소설에 진해와 해군OCS, 흑백다방을 배경으로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질풍노도의 시대, 군항도시 진해에 와닿은 그들은 새로운 야성에 물들기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지성과 낭만에 목말라했다”며 “나 또한 흑백의 한 모서리에 앉아 쌓은 추억의 잔영을 모아 한 편의 소설로 남기고 싶었다”고 집필 계기를 전했다. 

작가에 따르면 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은 30년이 넘는 구상 끝에 ‘쇼팽의 선율 속에 흐르는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로 탄생했다.

이번 ‘흑백 북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한예란은 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의 모티브가 된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녹턴’을 연주해 분위기를 더했으며, 소프라노 정은희는 소설 속 주인공이 만나는 순간의 설렘과 애절한 마음을 우리 가곡 ‘첫사랑’과 이탈리아 가곡 ‘Il bacio(입맞춤)’에 담아 마치 소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정일근 시인은 이날 자작시 ‘흑백다방’을 낭송해 북 콘서트는 물론 흑백다방이 갖는 역사․문화적 의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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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진해에 위치한 '문화공간 흑백'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신영 작가가 소설 '마요르카의 연인'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9

한편 문화공간 흑백(옛 흑백다방)은 창원시가 국가등록문화재인 진해 ‘흑백다방’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 ‘흑백다방, 지금 다시’ 프로젝트를 추진할 정도로 의미 있는 곳이다.

‘흑백다방’은 서양화가 유택렬(1924~1999) 화백이 1955년 칼멘다방을 인수해 흑백다방으로 이름을 바꾸고 운영해 온 곳이다. 겉모습은 ‘고전음악다방’이었지만 시 낭송회, 연극 공연,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렸던 곳으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또한 유치환, 이중섭, 윤이상, 서정주, 김춘수, 정진업, 김수돈, 금수현, 조두남, 나운영, 김동진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예술과 혼돈을 이야기하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흑백다방’을 폐업한 이후 유택렬미술관으로, 또 유택렬 화백의 딸인 피아니스트 유경아 선생에 의해 매주 토요일 ‘해설이 있는 음악 감상회’와 ‘피아노 연주회’ 장소로 활용돼 왔다. 

2011년 이후 현재는 흑백운영협의회(권순욱 회장)를 중심으로 ‘흑백, 그 존재와 가치를 위한 시가 있는 하우스 콘서트’ ‘추모 문집 발간사업’ ‘음악과 함께하는 유택렬 작품전’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창원시는 현재 진행 중인 문화도시 연계사업으로 1980년대 흑백다방을 근거지로 실제 활동했던 예술인과 시민들의 당시 모습을 추억하는 한편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로 흑백다방을 콘텐츠화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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