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생산액·생산량 최고 수준
청정 자연 재배가 맛의 핵심
‘천연 비타민 활성제’ 손꼽혀
올해 축제 약 73만명 방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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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대추는 전국 과실 중에서도 명물로 꼽힌다. 사진은 보은군 농민이 대추를 수확하는 모습. (제공: 충북도청)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1611년 허균은 저서 ‘도문대작(屠門大嚼)’을 통해 ‘보은 대추는 제일 좋고 크며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은 달다’고 평했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은 당대 손꼽히는 미식가였다.

그런 그가 유배지에서 거친 음식을 먹던 중 옛적 즐겼던 각종 산해진미를 그리워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 저서에서 평하길 보은 대추는 조선 전국팔도 최고의 진미 중 하나였다.

과실이 크고 달콤해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서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8년도에는 청와대에 납품되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충북의 특산품이다. 보은 대추는 2019년부터 전국 생산량과 생산액 모두 최고 수준이다. 2019년 전국 생산액 235억원을 달성해 경산시를 제쳤으며 2020년에는 230억원에 육박해 1위를 차지했다.

◆속리산 가을볕에 당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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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생대추 (제공: 보은군청)

보은 대추야자는 꿀사과 맛이 난다. 한입 베어 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수분이 터져 나온다. 이처럼 풍부하고 신선한 단맛을 낼 수 있는 비법은 청정한 빛과 공기에 있다. 

충북 보은군은 주변이 산으로 이뤄진 분지 지역이다. 속리산 자락에 있어 나무가 많고 물과 공기가 맑다. 

대추는 보통 초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 즈음 열매를 맺는다. 초록빛의 대추야자가 적갈색으로 물드는 때다. 천혜의 자연으로 꼽히는 속리산 분지에 내리쬐는 가을볕은 가히 과실에게는 천연 보약이다. 

보은군은 대추를 활용한 음식도 많다. 간식이나 디저트용으로 생대추를 즐길 뿐 아니라 삼계탕, 대추찜, 대추한과·약과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대추한정식’은 보은군만의 별미다. 대추와 은행 등을 듬뿍 넣은 대추 돌솥밥과 대추가 고명으로 올려진 각종 전, 속리산의 맑은 공기를 머금은 나물 등을 즐길 수 있다. 

◆동의보감이 인정한 영양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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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산품으로 자리한 보은 대추 제품 (제공: 보은군청)

대추는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제격이다. ‘대추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옛말이 있듯 대추는 노화 방지와 강장 효과를 자랑한다. 혼례와 회갑상에 빠지지 않고 대추가 오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생대추에는 비타민C와 P가 풍부해 ‘비타민 활성제’로 꼽힌다. 세로토닌, 사포닌, 폴리페놀 등이 풍부해 간 기능 활성화와 해독, 항암에도 효과적이다. 대추 씨앗은 신경을 이완해 천연수면제로도 불린다. 

찬바람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 대추차가 제격이다. 대추차는 비타민 A·B1·B2가 풍부해 신경쇠약, 빈혈증, 무기력 등에 효과적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저녁에 대추차 한잔을 먹으면 불안감이 해소돼 잠을 푹 잘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대추가 속을 편하게 하고 배에 영양을 공급하며 오장을 보하고 12경맥을 도와준다’고 했다. 소화기 계통을 진정시키면서 천식이나 아토피 증상도 완화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추축제 인기… 첫 수출길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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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보은대추축제 전경. (제공: 보은군청)

보은에 빠질 수 없는 지역축제가 ‘보은대추축제’다. 지난 2017년 처음 개장했으며 10일간 89만 5000명이 방문하고 대추 347t이 판매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지난해에는 축제 17일간 112만명이 다녀갔으며 73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73만여명이 방문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온라인 축제로 열렸다. 유튜브 생방송으로 펼쳐진 랜선콘서트 ‘대추나무 랜선걸렸네’는 42만명이 다녀갔으며 생대추 유튜브 홈쇼핑도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보은 생대추가 해외 첫 수출길에 오른 바 있다. 충북농기원에 따르면 보은 생대추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로 수출길에 나섰다. 국내를 넘어 K-농산물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건대추 위주로 유통이 이뤄져 왔던 대추가 보은을 중심으로 생과일 시장을 개척하면서 이 같은 결실을 이뤄낸 것이라는 평가다. ‘대추는 제수용 과일’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전환됐고 다른 과일보다 오히려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이 소비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실제 대추는 복숭아, 포도보다도 당도가 높은 과실이다.

충북도와 보은군은 앞으로도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대추를 ‘수출유망품목’으로 지정했으며 보은 대추가 K-농산물의 판로 개척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보은 대추의 맛과 효능으로 대추 산업이 한 단계 더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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