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스마트투어 어플 사용
4가지 테마의 코스로 구성돼
양림동 소개, 마을이야기관
문화·예술의 상징 ‘펭귄마을’
초기 선교사 터전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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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 폐품을 활용한 예술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2.11.27

[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 숲이 우거져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양림동은 광주의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장소다.

버드나무가 많은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양림(楊林)은 사직산과 양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동남사면에 자리한 전통 주거 지역이다. 근현대사가 함께 공존하는 양림동 근대역사마을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뜻깊은 곳이며 광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광주 남구는 양림동을 방문하는 지역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양림동 스마트투어 어플을 출시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은 관광해설사의 안내 없이 자유롭게 양림동을 돌아다니며 관광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남구는 방문객들이 양림동을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양림길 투어를 양림 문예길, 양림 100년 근대길, 광주정신 뿌리길, 추억 저장길로 나눴다. 이에 본지는 지난 24일 스마트투어 어플을 사용해 ‘양림, 100년 근대길’을 직접 탐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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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마을이야기관 2층에 화가 체험 프로그램. ⓒ천지일보 2022.11.27

◆첫 코스, 양림마을이야기관

남광주역에서 내려 양림교를 따라 10분 정도 걷다 보면 양림마을이야기관이 나온다. 이곳은 양림동 관광 안내는 물론 역사와 인물, 주요 관광자원을 전시하고 홍보하며 체험도 할 수 있다.

양림마을이야기관에 따르면 19세기 말은 거세게 일던 동학농민운동이 일본과 청국의 개입으로 잦아들던 시기다. 선교사들은 1904년 광주선교부로 양림동을 선택해 교회를 건축하고 병원과 학교를 지었다. 서울과 평양에서 시작된 기독교 복음의 전파가 군산, 전주, 목포를 거쳐 광주로 이어지며 양림동은 전라남도와 제주도의 기독교 산실이 됐다. 그래서 현재 양림동은 초기 선교사들의 생활 터전과 그들이 설립한 학교 병원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이곳에서 선교사들이 들여온 신문물과 한국인들이 모여 새로움과 전통이 어우러진 양림동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양림정신이 된 사람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양림문화체험관으로 넘어가면 화가 체험 프로그램도 같이 준비됐다. 큰 스크린을 누르면 양림동에서 배출된 화가들의 작품을 직접 골라 색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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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천지일보 2022.11.27

◆펭귄마을과 공예특화거리

작은 마을이 광주 문화와 예술의 상징이 됐다. 양림마을이야기관을 지나 7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펭귄마을 명칭의 유래는 독특하다. 거동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의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펭귄과 비슷하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 2013년 마을 빈집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이후 몇 년 동안 쓰레기는 방치되고 사람들은 점점 떠나 점점 마을의 흉물이 돼갔다. 그러던 어느 날 펭귄마을 촌장인 김동균씨가 방치된 주택과 주변 쓰레기를 정리하고 시계폐품 등으로 텃밭을 꾸몄는데 이것이 펭귄마을의 시초가 됐다. 김동균씨와 주민들은 1970~1980년대에 사용된 맥주캔, 병뚜껑, 깨진 그릇 등의 생활쓰레기를 모아 정크 아트(Junk Art)로 마을 골목마다 전시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양림동 펭귄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마을 중앙에 있는 ‘펭귄 사진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방명록에 왔다 갔다는 발자취를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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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담벼락. ⓒ천지일보 2022.11.27

공예특화거리는 펭귄마을 주변 가옥 20여채 주택을 리모델링해 공방, 체험관, 전시판매장 등을 만들어 탈바꿈한 공예특화거리다. 공방마다 제각각 뽐내는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으며 공예수업은 물론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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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오웬기념각. ⓒ천지일보 2022.11.27

◆전남선교 개척자 ‘오웬기념각’

양림동은 광주전남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로 일찍이 기독교 문화가 자리 잡았다. 희생과 섬김의 성지로 ‘광주의 예루살렘’ ‘선교마을’ 등으로 불리며 의료와 교육 등 광주 근대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전남선교의 개척자인 오웬은 유니온신학교, 버지니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이자 목사로 선교사역을 했다. 기독간호대학교 내부에 있는 오웬기념각은 전남 최초의 선교사로 활동하다 순교한 오웬과 그의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축물이다. 오웬기념각은 회색 벽돌을 2층으로 쌓아 만들었고 내부는 목조로 됐다. 평면은 정사각형이지만 모서리에 있는 설교단을 중심으로 좌우가 대칭되고 1층 객석과 2층 발코니의 바닥이 설교단을 향해 약간 경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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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광주=서영현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유진벨선교기념관. ⓒ천지일보 2022.11.27

◆기독교 선교의 발상지

오웬기념각에서 유진벨선교기념관으로 가는 길 역사 인물거리가 조성돼 가는 길에 양림동 역사를 되새길 수 있다. 시민들 또한 발걸음을 멈추고 인물을 들여다본다.

거리에서 만난 50대 한 시민은 “도시 곳곳에 볼 게 많다”면서 “특히 먼 타국에 와서 고생한 선교사님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유진벨선교기념관 또한 유진벨 선교사와 그의 동역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2016년 4월 개관했다. 외관은 당시 유진벨 선교사 가족이 생활했던 사택의 모습을 재현했으며, 이곳에서는 선교사의 사진을 비롯한 유품과 양림동에서 활동했던 선교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06년 유진벨 선교사의 기록 중 “우리의 침대를 처음 본 사람은 바닥에서 이렇게 높이 떨어져 춥지 않냐고 묻는다. 우리가 쌀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서 매우 걱정이라는 표정이다. 우리에 대한 과장된 소문이 만무해 나에게 비와 눈을 만드는 기계를 보여달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선교사는 자신의 집에 구경꾼을 수시로 초대하며 전도를 하는 것은 물론 교육과 의료 사역에 온 힘을 다했다.

마지막 코스는 광주사직공원전망타워다. 오르막길이라 다소 힘에 부치지만, 막상 도착하면 무등산과 광주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광주 1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양림동 골목골목을 누비며 광주정신과 예술문화를 함께 느껴보길 추천해본다.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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