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사회적 막말로 물의 빚어
시위 현장 소음, 법정 허용 기준치 초과
시위대, 집회 취재하던 기자 끌어내기도
기독교 관계자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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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조성민 기자] 26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자유통일당 회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6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문재인과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민노총을 해체하라”

자유통일당이 26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 ▲문재인 전(前) 대통령 구속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주체사상파(주사파) 해체를 외쳤다.

이날 시위 현장 500m 앞에서부터 성조기와 태극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곳곳에 펼쳐진 노점에서는 풀빵부터 태극기가 그려진 모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복귀를 기원하는 주화와 한미일 동맹 배지, 전광훈 목사가 집필한 책까지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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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조성민 기자] 26일 자유통일당 집회 500m앞 노점에서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와 박근혜 대통령 복권을 염원하는 기념 주화 등을 팔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6

이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윤철문(67, 남, 충남 보령시)씨는 “대한민국이 문재인 5년 동안 망했다”며 “헌법을 지키며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빨리 이재명과 주사파 세력을 척결하고 그들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분개했다.

해병대 복장 차림의 정희문(가명, 80, 대구광역시)씨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며 “우리 후손들을 위해 국민들은 정신 차려라. 본인은 해병대 출신 공무원으로 나라를 위해 30년 이상 일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곧 망할 것 같아 다시 해병대 옷을 입고 집회에 왔다”고 토로했다.

집회 현장에서 시위대가 질서를 지키지 않아 어지러운 분위기가 연출됐고 이 모습을 정리하는 경찰들과 시위대 사이에 크고 작은 마찰도 빚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사회자는 “경찰에게 압사사고 우려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며 “제발 경찰들과 싸우지 말고 말 좀 잘 들어달라”고 시위대에 간곡히 부탁했다. 

거리에는 상당한 소음도 발생했다. 시민들은 연신 인상을 찌푸리며 귀를 막고 지나갔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회 소음은 주간 65dB(데시벨), 야간 60dB을 넘어서는 안 된다. 기자가 사용한 소음 측정기에 따르면 최저 71dB, 최고 89dB을 넘겼다.

보도블록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이모(35, 여, 경기 고양시)씨는 “집회 소음이 너무 시끄럽다”며 “주말이면 보수와 진보 양쪽의 시위 때문에 항상 차가 많이 막혀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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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26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당 회원들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26

집회 관계자들은 취재하던 본지 기자에게 “천지일보는 우리와 색깔이 맞지 않다. 나가라”며 기자를 집회 현장 밖으로 끌어냈다. 

집회를 주도한 자유통일당은 지난 2016년 3월 창당했다. 자유통일당 대표인 전광훈 목사는 목사로서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으로 최근까지 문제가 되는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대구의 영성훈련원에서 “여자에게 속옷을 내려라 했을 때 속옷을 내리면 내 성도”라고 설교했다가 일명 ‘속옷 목사님’으로 많은 손가락질받았다. 

또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 시절인 2019년에는 “하나님도 까불면 나 한데 죽어”라는 막말했다가 교계에서 신성모독과 이단성 논쟁까지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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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조성민 기자] 26일 광화문 앞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집회 무대위로 군복을 입은 회원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등장했다. ⓒ천지일보 2022.11.26

이어 최근 이태원 참사를 당한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전 목사는 “교회 다니는 청년들은 핼러윈 축제에 안 갔을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고 ‘밀어’라고 외친 남자는 공작원”이라고 주장해 국민을 아연실색게 했다. 

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올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8일 앞둔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그 당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16만 명을 넘어서는 시국이라 일반 기독교인들도 이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치 전문가들은 자유통일당에 대해 기독교 극우성향 교단과 친일극우사상이 합쳐진 정당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유통일당은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석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기대했지만 개표 결과 단 1석도 얻지 못하고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한 기독교 단체 관계자는 “다수의 보수적 기독교계의 목회자나 평신도들은 (자유통일당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기독교 내에서도 정치와 종교 분리 사상이 일반적인 분위기라 정치개입에 부정적인 교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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