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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사진에 18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하면서 처음으로 딸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본토까지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이번 화성-17형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은 미국 주도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고 미국은 무력시위로 초음속 폭격기를 조종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북한발 도발 수개월 만에 미국과 가장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전까지 공개적으로 존재가 확인된 적 없는 김 위원장의 딸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 관영매체는 19일 미사일 현지 발사장에서 김 위원장과 딸이 손을 잡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이날 부인인 리설주, 다른 관리들과 사랑하는 자제분등과 함께 ICBM 발사 장면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에는 흰 패딩에 붉은 신발을 신고 아버지와 함께 멀리서 치솟는 미사일을 관측하는 김 위원장의 딸의 모습을 잇따라 공개했다.

딸의 이름이나 나이 등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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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사진에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38세의 김 위원장은 지금껏 공개적으로 후계자를 선언하지 않아 그의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가수 출신인 리설주와 2010~2017년 사이에 태어난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북한을 방문한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의 딸 주애를 만났다며 김주애가 김 위원장 부부의 둘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사진에서 공개된 딸이 주애인지는 확실치 않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그간 공개적으로 확인된 적 없는 김정은 딸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며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그 배경을 설명했다. 매든 연구원은 “(김정은 딸이 드러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며 딸을 이런 방식으로 공개한 것은 김정은이 현재 평온한 상태라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의 딸을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현장에 데려나온 의도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최근의 신호라고 봤다.

제니 타운 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하늘로 치솟은 ICBM을 배경으로 한 김정은과 딸의 사진은 두드러지고 명확한 의도적 뜻을 지니고 있다가까운 장래 어느 시점에라도 (핵 개발을) 포기할 계획이 없고, 오래 계속할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재개를 위해 판돈을 올리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번 발사는 다른 것을 시사하는 듯하다핵 프로그램이 더는 조건부가 아니라는 선언처럼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겠음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북한 내에서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딸 사진을 공개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전쟁광이나 자아도취적인 작은 로켓맨이 아닌 북한을 보호하는 것처럼 가족을 보호하는 좋은 아빠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배경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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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사진에 18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왼쪽 두 번째)과 부인 이설주 여사와 함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달리 가족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2020년 미국 관리들과 일부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좋지 않은 시기를 거쳤다고 추측했다. 분석가들은 그의 여동생과 충성파들이 그의 직계 후계자가 될 나이가 될 때까지 섭정을 형성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북한은 누가 김 위원장의 뒤를 따를 것인지 결코 발표하지 않았다.

매든 연구원은 그의 딸을 미사일 실험장에 데려온 것은 엘리트 계층을 위한 조치라며 잠재적으로 4대 세습을 소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8일 오전 북한이 동쪽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5일 만이다. 이날을 포함하면 북한의 ICBM 발사는 올해 들어 8차례다.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은 이제 북한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7차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긴장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정은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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