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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광산특수구호대와 일반구호대를 운영하는데, 특수구호대는 사고 발생 시 사고현장에서 직접 구호활동을 하며 일반구호대는 의료 및 각종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특수 장비를 갖춘 구호대 모형. (제공: 태백석탄박물관) ⓒ천지일보 2022.11.21

[지역명소] 태백석탄박물관

산업과 문명 발전 업적 남겨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

청정에너지 사용 증대로 감소

석탄 변천사와 역사 한곳에

직접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검은 황금이라 불렸던 석탄은 인간에게 최고의 에너지원으로 산업과 문명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으며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석유·가스 등 청정에너지에 밀려 역사 속으로 잊혀가고 있다. 얼마전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2명의 이야기는 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게 한 이슈로 아직도 우리 마음에 남아 있다. 이들의 기적은 전국 각지에서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광부의 삶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도 회자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태백석탄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태백석탄박물관은 석탄과 인간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인간의 삶에 여러 가지 측면을 연계해 관찰함으로써 석탄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석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상설전시를 하고 있다.

태백석탄박물관은 1960~1970년대 국가기간산업의 원동력이 됐던 석탄의 역할과 역사적 사실을 한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전시 연출해 후세들에게 잊혀가는 석탄에 대한 기억을 되새겨 역사적 교육의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석탄산업의 쇠퇴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어졌다. 1994년 6월부터 1997년 6월까지 공사해 1997년 5월 27일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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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채굴해 싣고 가는 모형. (제공: 태백석탄박물관) ⓒ천지일보 2022.11.21

◆아동 고려해 관람 면적 크게 할애

태백석탄박물관의 전시관은 기존 전시관의 일반적인 전시 스토리 전개 방법에서 벗어나 도입부에서부터 동적인 분위기를 유도한다.

주 관람 대상인 청소년 및 저학년 아동들의 심리와 행동, 특징 등을 고려해 행동 제약을 받지 않도록 관람 면적을 크게 할애한 것이다.

또 시뮬레이션 시스템, 특수효과 등을 이용해 관람객이 간접적으로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석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석탄이 지닌 역사성을 재조명하는 등 교육 기능을 강화해 누구나 쉽게 석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지질관과 석탄 생성발견 관람

제1전시실인 지질관은 도입부에 들어서면 약 45억년 지구 역사를 슬라이드화해 효과음 및 발브레이팅 장치를 이용한 체감효과를 극대화했다. 483.64㎡의 규모에 600여점의 암석, 광물, 화석을 시대별 또는 성인별로 회전식 전시대 및 고정식 전시대, 허공입체 영상, 형광 등 다양한 전시보조기에 전시돼 있다.

전시실 내에서는 왼쪽으로 암석류가 전시돼 있는데 기본적인 암석의 분류체계를 따라서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의 순으로 여러 종의 암석을 전시했으며 다음으로 광물류가 이어진다.

광물은 암석 및 토양 및 지각구성의 기본단위로서 수많은 종이 있지만, 편의상 성분별로 분류했다. 가공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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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석탄박물관 내부 모습. (제공: 태백석탄박물관) ⓒ천지일보 2022.11.21

1전시실 마지막 부분에는 지질시대 중요자료인 화석이 전시돼 있어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순으로 삼엽충, 공룡알 등을 비롯한 갖가지 화석이 과거로 안내한다.

제2전시실인 석탄의 생성발견관에서는 석탄의 생성 과정을 볼 수 있다. 주로 고생대 석탄기에 만들어진 석탄은 크게 유연탄과 무연탄으로 나눠진다. 석탄화의 진행 정도를 기준으로 분류돼 있으며 생성 시기는 세계 전탄전(全炭田)의 약 1/3이 고생대로서 유럽과 북아메리카, 아시아 대륙의 석탄이 대부분 이에 속한다. 이외에도 석탄은 중생대와 신생대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전후(戰後)의 결과 서민 연료원이었던 산림자원의 황폐화로 생활고에 시달렸으나 당시 상황에서 석탄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줄 국내 유일의 연료 자원이었다.

평남, 화순, 장성 순으로 국내탄전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에너지원의 중심에서 석탄은 화력발전 및 민생 연료로서 ‘검은 황금’이라 불리며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낼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석탄산업도 1980년대부터 생산원가 증가 및 청정연료 등장으로 인해 사양화로 접어들면서 많은 석탄광이 폐광하게 됐고 현재 소수의 광업소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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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가 착암기로 천공작업을 하고 있는 모형. (제공: 태백석탄박물관) ⓒ천지일보 2022.11.21

◆채굴이용관부터 체험갱도관까지

제3전시실은 석탄의 채굴이용관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석탄채굴의 초기에는 암반에 불을 피워 온도를 높인 뒤 물을 끼얹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균열을 이용해 채탄하던 ‘화흉법’에서 정과 망치를 이용한 채탄, 근래의 기계장비를 이용한 채탄으로 이어지면서 더 많은 석탄을 채탄하게 되고 채탄 장비의 발달과 더불어 망태기를 이용한 운반에서 레일을 이용한 광차의 활용, 지하 채탄막장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운반까지 다양해지며 채굴 장비 등에서도 석탄생산에 관련된 많은 부분에 기계화가 실현됐다.

민생연료로서 초기에는 화덕에서 괴탄이나 조개탄을 피워 난방했지만, 경제발전에 따라 가정에서도 아궁이식 난방에서 보일러의 등장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제4전시실 광산안전관에서는 광산사고가 발생하는 원인과 안전 예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제5전시실 광산정책관에서는 석탄과 관련한 각종 정책에 대해 소개한다. 제6전시실 탄광생활관에서는 탄광이 개발되면서 생활의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베를 짜고 경작을 하던 부녀자들은 다른 일거리를 찾게 되고 집안의 가장은 광부라는 새로운 직업을 택하면서 도시락을 쌀 때는 네주걱을 담지 않고 갱내에서는 쥐를 잡지 않는 등 여러 가지 금기시되는 생활양식이 생기며 광산사택도 생겼다. 광산개발 초기의 사택은 방 1칸, 부엌 1칸의 형태로 씻을 곳이 없어 광부들이 마을 우물에서 씻었는데 온몸이 탄가루와 땀 범벅으로 가족들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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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석탄박물관 전경. (제공: 태백석탄박물관) ⓒ천지일보 2022.11.21

제7전시실 태백지역관에서는 태백의 석탄 생산과 생산량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때 태백은 640만t의 석탄을 생산해 전국 석탄생산량의 30%를 차지하면서 전국 제1의 광도로 국가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으나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사업으로 인해 50여개나 되는 광산이 대부분 문을 닫고 소수의 광산만 남았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경제침체까지 왔으나 1995년 12월 29일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함께 탄광지역종합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태백시는 ‘고원 관광, 휴양, 체육도시 신태백 선설’이라는 시정방침 아래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도시 건설을 위한 새로운 태백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시실 중 제8전시실 체험갱도관에서는 어려웠던 시절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석탄산업에 대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광산개발 초기부터 현재의 기계화된 채탄과정, 지하작업장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작업지시 모습, 여러 가지 갱도의 유형, 붕락 사고의 모습 등을 전시보조장비를 활용해 실물에 가깝게 구성했다. 광산의 위험성과 광산노동자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연출 공간이다.

석탄의 기록은 BC315년 그리스의 과학자 디오플라테스(Theophrastos)의 암석학 저서 중에 ‘암석 중에는 연소되는 것이 있어 금속을 녹이는데 사용할 수 있다’라는 기록이 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에 신라 진평왕 31년(서기 609년) 모지악에서 동토함산지가 불탔다는 기록이 있는데 현재 경북 영일군 갈탄지역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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