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이태원 참사 위로 예배
73개 교단 지도자, 신도 등 참석
“유족 위한 트라우마 센터 운영”
순복음교회, 위로금 10억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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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를 열고 있다. (출처: 한교총)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주여, 우리 기독교인이 먼저 회개합니다. 우리의 하나 되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환골탈태하고 회개하고 변화돼 건강한 교회, 건강한 기독교 문화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데 앞장서게 하시고 여야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하나 돼 모든 재난을 극복해나가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에서 설교 도중 이렇게 기도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주최하고 73개 주요 교단이 참여한 이날 예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교회의 예배 회복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 부상자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교단 지도자와 신도 등 1만여명으로 가득 찬 대성전에서 예배가 진행됐다.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를 비롯해 공동대표회장 고명진·이상문·강학근·김기남 목사, 명예회장 소강석 목사 등 기관 지도자들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장 이태근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 총회장 김만형 목사 등이 나와 예배를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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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출처: 한교총)

이날 설교를 맡은 이영훈 담임목사는 “한국교회가 교파를 초월하고 하나 돼 이태원 참사로 고통받는 유가족을 돕고 일으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트라우마 센터를 운영하면서 고통 속에 슬퍼하는 자들을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이 기회다. 정신 차리고 하나 돼 재난 극복 매뉴얼을 만들면 앞으로 어떤 재난이 와도 넉넉히 감당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끼리 서로 나뉘어 물고 뜯고 싸우면 피차 망한다고 성경은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 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는 회복의 메시지에서 “우리가 사는 시대는 재난이 상존(尙存)하는 시대다. 재난은 날아오는데 안전 대책은 기어만 가고 있다”며 “이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정당이나 국민은 없다. 이제는 공격을 멈추고 함께 손잡고 회복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목사는 “책임지는 일과 대책 세우는 일에 머뭇거려선 안 된다. 진영으로 끌고 가는 모든 공격을 멈춰야 한다.” “제발 또 다른 상처를 내지 말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어설픈 위로를 멈추고 눈물로 그들 곁에 있어 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희재 의원도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대독으로 “한국교회는 우리 이웃이 아픔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해줬다”며 “정부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의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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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에서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출처: 한교총)

한교총 명예회장 소강석 목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헌시(獻詩)를 낭독했다. “이태원 참사로 겨울 꽃잎처럼 스러져간 아름답고 존귀한 생명이여. 눈물 애통 뒤에 새겨진 애타는 그리움의 이름들이여. 우리가 깨어 기도하지 못하고 대처를 잘못하여 이토록 비통한 일이 일어난 것을 회개합니다.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부끄러움을 남기고 님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어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강학근·김기남 목사와 예장합신 김만형 목사가 나와 각각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를 위해,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의 초심 회복을 위해, 경제적 약자와 소외당한 이웃을 위해 기도했다.

한편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위로금 10억원을 전달했다. 이 위로금은 한교총에 전달돼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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